“무엇보다 신뢰 회복이 중요합니다. 협회 집행부와 개별 회원사 사이에, 또 회원사와 비회원사 사이에도 서로를 믿고 위하며 함께 시장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협력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협회의 신뢰 회복과 시장 파이를 키워야 한다는 안현태 부산정보기술협회 신임 회장의 목소리에는 결연한 의지가 배어 있다. ‘더 이상 이대로 나가서는 안된다’는 절박함도 묻어나온다.
부산정보기술협회(PIPA)가 출범한 지 어느새 7년째. 초기 활발했던 협회 활동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고 회원사들의 고무적인 실적 소식도 끊긴지 오래다. 내로라하는 리딩기업이 줄줄이 문을 닫거나 이전해 협회를 떠났다. IT산업 발전을 위해 외부에 한 목소리를 내기는 커녕 내부 단속할 힘도 부족한 것이 협회의 현실. 가장 어려운 시기에 가장 중요한 임무가 안 회장에게 주어진 셈이다.
“업계에 잡음이 많고 서로 단합이 안돼 제대로 된 진로를 찾지 못한 것은 모두가 먹을게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일단 시장파이를 키워야 합니다. 그래서 올 해는 자장면 한 그릇을 나눠 먹더라도 최대한 많은 회원사를 직접 방문해 진정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어떻게 해야 시장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안 회장은 흥아해운 전산실과 전산담당 최고정보책임자(CIO)를 거쳐 지난 97년 코리아컴퓨터 대표이사로 30여년 가까이 부산에서 활동한 부산 IT업계의 원로다. 늘 푸근한 미소로 업계에 큰형님 같은 존재로 인식돼 왔다.
그가 제 1과제로 내세운 신뢰 회복을 위한 ‘회원사간 화합’과 ‘부산지역 신시장 창출’은 바로 뼈아픈 부산 IT업계 현실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일단 잘 뭉쳐야 화합을 이룰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신뢰를 회복해가며 먹거리 발굴에 힘을 모을 수 있다는 것이 협회 재건에 관한 그의 일관된 생각이다.
그래서 올 해 협회 행사는 면면이 사람과 사람이 만나 얘기를 나누는 인적 교류가 주를 이룬다. 매월 세째주 목요일을 ‘PIPA데이’로 정해 정기 모임을 개최한다. 또 부산 IT인을 위한 호프데이, 매달 IT업계 명사 초청간담회도 열린다. 특히 회원사간 보유 기술별로 또는 회원사 소재 지역별로 소규모 그룹를 만들어 활성화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
일단 첫 출발은 좋다. 지난 18일 정기총회를 거쳐 새로 구성된 집행부에 여러 뜻 있는 기업 대표 및 임원이 참여해 힘을 실어줬다. 오는 2월 운영위원회 때는 세부적인 역할 분담을 통해 새로운 조직과 활동을 정착시켜 나갈 계획이다. 안 회장은 “협회가 부산 IT업계의 진정한 대표성을 띠려면 회원 확대 노력을 게을리 해서 안된다. 또 회원 확대를 위해서는 협회가 회원사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먼저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며 “업체마다 이해 관계가 엇갈리고 생각하는 것이 다를 수 있지만 다시 한번 똘똘 뭉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전자신문, dsl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