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올해에만 무려 34개의 신규 반도체 생산라인(팹)이 건립된다. 이에 따라 올 반도체 장비와 재료시장은 사상 최대를 기록한 2000년의 750억달러보다 20억달러 늘어난 77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이며 세계 IT산업도 당분간 호황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세미콘코리아 2007’ 개막을 앞두고 방한한 스탠리 미어스 세계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회장은 올해 반도체 장비와 재료시장이 지난 2000년의 기록에서 20억달러 늘어난 770억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어스 회장은 “올해 34개의 신규 반도체 생산라인(팹)이 완공되는 등 사상 유례없는 설비투자가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34개 신규라인 가운데 50%인 17개 라인은 300㎜ 웨이퍼 공장이 차지해 연말에는 한 달간 생산하는 300㎜ 웨이퍼가 1억800만개를 넘어서는 등 반도체 공급이 폭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설비투자 급증은 작년부터 PC·휴대가전 등에서 D램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다 중국·인도 등 신흥 경제개발국을 중심으로 디지털가전과 IT제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반도체 장비·재료 시장 급성장으로 세계 전자산업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는 상승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그룹은 최근 올해 세계 IT산업은 작년보다 5% 성장한 1조3880억달러로 사상 최대규모를 기록하고 이어 내년에도 비슷한 성장세를 기록해 신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김창수 가트너코리아 이사는 “반도체 경기는 세계 경기의 선행지표로 작용한다”며 “세계 IT산업 경기는 지난 2002년에 9850억달러로 바닥을 찍은 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민후식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작년 D램 가격인하폭은 10%에 불과할 정도로 공급부족이 지속됐다”며 “윈도비스타 등 신제품 출시 효과와 함께 브릭스로 대표되는 신흥 경제국가들이 생산거점에서 소비거점으로 전환되면서 디지털TV·휴대폰 등 IT제품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업체들의 경쟁적 설비투자로 2008년부터는 반도체 공급과잉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지난 2000년과 같은 경착륙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박재범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난 2000년 반도체 가격 폭락은 수요 공급측면보다 세계 경제가 갑자기 얼어붙으면서 나타난 측면이 강해서였던만큼 내년부터 일부 공급과잉 현상이 빚어질 가능성은 매우 높지만 경착륙의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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