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비스타 집중 해부](하)목표는 가정

 지난 1985년 11월 ‘윈도1.0’이 세상에 나왔다. 윈도1.0 버전은 사용자가 한번에 여러 개의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도록 해 개별 애플리케이션을 종료하거나 다시 실행할 필요 없이 애플리케이션 전환을 쉽게 했다. 그로부터 5년 후 편리성을 대폭 강화한 윈도3.0이 출시됐다. 파일 관리자가 새롭게 추가됐고 프로그램 관리자와 아이콘을 통한 작업이 이전보다 개선됐다. 윈도3.0이 등장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가 전 세계 운용체계(OS)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MS는 이후 윈도95·윈도98·윈도2000·윈도XP를 내놓으며 전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을 주도했다. 지난달 31일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존 윈도의 틀을 완전히 바꿔 새롭게 개발한 ‘윈도 비스타’를 내놨다.

 ◇MS의 목표는 홈엔터테인먼트=영화배우 지현우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UMPC로 영어공부를 하면서 양치질과 세수를 한다. 미디어센터와 TV 간의 무선네트워크 기능을 이용해 날씨와 스케줄을 확인하고 자신의 재미있는 표정을 찍어서 홈페이지로 보낸다. UMPC에 들어 있는 사진을 디지털 액자에 무선으로 보내고 윈도 사진 갤러리를 이용해 사진을 본다. 윈도 사진 갤러리의 전자메일 전송기능을 이용해 자신의 사진을 이메일로 전송한다. 일어나서부터 저녁까지 하루종일 윈도 비스타와 함께 생활하는 모습이다.

 빌 게이츠 MS 회장은 지난달 29일 뉴욕에서 비스타 출시 행사를 열고 “윈도 95가 인터넷 시대를 열었다면 윈도 비스타는 멀티미디어 허브의 기초를 닦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윈도가 PC 사용자의 업무 편의성 향상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비스타는 설계 초부터 거실에 설치되는 홈 PC에 더욱 최적화돼 설계됐다.

 포화상태에 이른 PC 시장에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디지털 홈을 선점하려는 MS의 야심이다. 윈도 비스타에는 XP때 따로 판매되던 윈도 미디어센터가 통합돼 구현됐다. 소비자는 따로 제품을 구입하지 않고 윈도 비스타 하나만 있으면 업무도 볼 수 있고 TV에 연결해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윈도 비스타가 장착된 PC가 거실에 있으면 별도의 오디오나 비디오플레이어가 없어도 될 지경에 이르렀다. 특히 컴퓨터 키보드 없이 리모컨으로 PC에서 사용하던 모든 기능을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확산에 총력=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향후 10개월 후를 윈도 비스타로 완전히 전환되는 시점으로 보고 있다. 주요 PC제조 업체가 메인 OS로 비스타를 채택하는 시점을 말한다. 박준석 한국MS 이사는 “대기업 PC제조사가 윈도 비스타 탑재 PC를 앞다퉈 내놓는 등 비스타 보급 기간은 기존 제품보다 1∼2개월 단축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 비스타 출시와 함께 홈 엔테테인먼트 PC에서 볼 수 있는 콘텐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미 시네윌의 온라인 영화 서비스를 윈도 비스타 미디어 센터에서 즐길 수 있게 했고 상반기에 30여개의 서비스 공급자와 협력할 예정이다. 또 한국MS는 기존 윈도 미디어센터에서 지원되지 않았던 HD방송을 지원한다. 전 세계 윈도 비스타 중 미국과 한국 버전만이 유일하게 HD방송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온라인 게임 강국인 우리나라의 강점을 살리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유재성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사장은 “한국MS 내 이노베이션센터에서 비스타용 온라인 게임과 X박스 게임을 동시에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국내 우수한 SW개발사가 비스타에 기반을 둔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돕고 또 세계 시장에 내놓도록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