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 예치해도 연 4%대 이자가 나오는 증권사 자산관리계좌(CMA). 샐러리맨의 호응이 이어지면서 어느새 총 잔고 1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처음에는 수익성이 적다는 이유로 진출을 망설이던 증권사들도 뒤늦게 시장에 뛰어들어 ‘CMA대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CMA대전은 처음엔 이율 싸움이었습니다. 0.1% 차이를 놓고 벌어지던 경쟁이 최근에는 0.01% 단위로 내려왔습니다. 타사에 비해 0.01%대 정도의 높은 이율을 제공하면서 업계 최고라고 홍보하는 식이죠. 사실 수백만원을 넘기기 힘든 샐러리맨의 통장잔고를 감안하면 연 이율 0.01%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상징적인 숫자싸움이죠.
이같은 숫자싸움은 실적으로 옮겨졌습니다. 얼마전 A증권사는 CMA 잔액 1조원과 10만계좌를 돌파했다며 고객들에게 떡을 돌렸습니다. 이에 뒤질세라 B증권사는 업계 최단기간에 10만계좌를 확보했다고 홍보자료를 배포했습니다. 현재 선두주자인 C증권사의 잔액과 계좌 수가 3조원, 90만개인점을 감안하면 큰 의미는 없죠.
각 증권사는 CMA사업의 목적이 당장의 수익이 아니라 고객기반을 넓히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 말대로 이제 숫자싸움은 그만하고 서비스 경쟁에 나서길 기대합니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