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한 기업은 최근 국내로 송금한 자금을 제 때 찾지 못해 진땀을 흘렸다. 현지 은행을 통해 타행 송금을 할 경우, 이를 확인하는 시간이 최대 한 달까지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 근본적으로는 현지의 금융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탓이었다.
해외에서 금융서비스를 어떻게 받아야할까. 각 은행의 해외 지점과 국경을 넘어 이용 가능한 ‘글로벌 자금관리시스템(CMS)’의 활용으로 금융장벽을 가볍게 넘을 수 있다.
◇현지 지점을 찾아라=해외 진출 기업들은 주거래은행의 현지 지점에서 외환업무와 대출 등 각종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국민·하나·우리 등 각 시중 은행은 중국·홍콩·싱가포르 등 세계 주요 지역에 지점을 운영하면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특히, 우리은행은 바레인 등 중동 지역과 신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베트남의 하노이·호치민에도 지점을 열어 수요에 대비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베트남 지점을 통해 국내 기업 업무를 돕고 있고 하나은행도 베트남 지점 개설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은행의 해외 지점도 크게 늘고 있다”며 “은행들도 해외 시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어 앞으로 해외 금융서비스는 더욱 늘어나고 차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금관리, 글로벌CMS에 맡기자=단순 업무처리 뿐 아니라 총체적인 자금관리 서비스를 받고 싶다면 글로벌CMS에 관심을 가져볼만 한다. 국민은행은 중국 공상은행과 제휴를 통해, 기업은행은 미국 와코비아 은행과 협력으로 해외에서 CMS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하나은행 등도 해외CMS를 검토중이다. 하지만 국내 은행의 경우, 해외 네트워크 부족으로 서비스 제공 지역이 한정돼 있는 실정이다.
CMS를 이용하지 못하는 지역이라면 방대한 해외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외국계 은행이 대안이 될 수 있다. HSBC은행은 최근 76개국에서 이용할 수 있는 CMS ‘코리아 익스프레스’로 해외 진출 기업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또 SC제일은행은 글로벌CMS가 가능한 ‘코리아웹뱅크’를 선보였다. 이를 통해 중동·아프리카·동남아시아 등 56개국에서 국내 본사와 해외 지사의 자금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황지혜기자@전자신문, got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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