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이 무르익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영화 마니아는 개봉되는 영화의 생생한 감동을 느끼기 위해 극장을 찾아야만 했다. 영화표가 없는 사람들은 신작 비디오를 빌리기 위해 새벽같이 비디오가게로 달려가기 일쑤였다. 그러나 인터넷의 발달은 사람들을 PC 앞으로 모이게 했고 대형 TV 앞에 앉혔다. 또 영화파일을 내려받아 PC모니터를 통해 영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하지만 모니터와 TV는 일정한 크기 안에서 감상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대형 모니터나 TV는 가격이 만만찮아 실제 가정에서는 작은 모니터와 TV에 PC를 연결해 원하는 동영상을 즐기는 것이 대부분이다. 시장의 가격이 떨어졌다고는 하나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극장 화면 처럼 넓고 크지는 않지만 프로젝터는 어떨까? 국내 프로젝터 시장은 월드컵이 개최되는 시기와 맞물려 크게 성장했다. 우선 2002년의 경우 처음으로 ‘대형 스크린을 통한 화면 감상’이라는 컨셉트로 일반인에게 프로젝터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면 2006년 월드컵은 HD 방송을 통한 방송 중계로 ‘대형 화면을 통한 뛰어난 품질의 화면 감상’으로 그 기준이 바뀌었다. 2002년의 익숙함이 2006년의 대형화면 선호 현상으로 늘어 나면서 점차 그 수요가 늘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매년 세계 홈 프로젝터 시장은 30% 정도 성장하고 있다.
비싸고 무겁고 투박한 프로젝터는 이제 옛 이야기가 됐다. 시간이 갈수록 디자인과 성능, 가격이 소비자의 기준에 맞춰지고 있다. 기존의 크고 투박한 이미지는 작고 귀여우면서 심플한 제품으로 바뀌어 시장에 잇따라 얼굴을 내밀고 있다. 여기에 가격도 크게 떨어져 업무용으로는 물론이고 가정용으로도 인기가 상한가다.
◇내 손안에 쏙 ‘소형화 바람’=프로젝터가 날씬해졌다. 마니아를 겨냥한 삼성전자의 초미니 프로젝터 ‘포켓 이미저’는 가로 12.7㎝, 세로 9.4㎝로 심플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전용 배터리를 장착하면 두 시간 반 동안 사용할 수 있으며 기차·비행기 좌석 같은 좁은 곳에서도 50㎝ 정도의 공간만 확보하면 12인치 화면을 즐길 수 있다. 엡손도 지난해 손바닥 크기의 3LCD 프로젝터를 선보이며 시장에 소형화 불을 지폈다. 또 정전기를 이용해 먼지와 오염물질의 분자까지 걸러내 주는 ‘EMP-6100’ 방진 기능 제품으로 사무실이나 먼지가 많은 업소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가격 대비 대화면 구현=홈시어터용 프로젝터의 가장 큰 장점은 다른 디스플레이에 비해 동일 가격대에서 9배 이상의 대화면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화질에 있어서도 프로젝션TV보다 우수하며 PDP TV와는 큰 차이가 나지않는다는 것. 또 프로젝터 업체들이 PDP·LCD TV와 경쟁을 위해 100만원대의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어 저렴한 가격으로 안방극장을 구현할 수 있다. 해상도는 1080i 규격을 지원, 풀HD급 보다는 떨어지지만 홈시어터시스템을 구축하기에는 손색이 없다.
또한 과거 5kg이 넘던 LCD 프로젝터의 무게가 최근에는 1kg 미만의 컴팩트한 제품이 나오고 있는데 비해 브라운관 TV, 프로젝션TV, PDP TV 등은 화면의 인치수가 늘어날수록 부피가 크고 무겁다는 점이 소비자가 프로젝터를 선호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소비 트렌드에 맞춰, 누구나 쉽게 쓸 수 있고 상대적으로 매우 저렴하면서도 뛰어난 성능으로 가정에서 뿐만 아니라 학교, 사무실 등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홈 프로젝터의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PC 동영상 재생 ‘자유자재’=최근 엡손이 출시한 올인원 제품 ‘EMP-TWD3’는 복잡한 케이블 연결작업을 할 필요가 없다. 스크린만 있으면 바로 TV나 영화를 즐길 수 있다. 또한 DVD를 감상하기에 알맞은 480P급 해상도와 1200안시루멘 밝기로 눈의 피로가 적어 장시간 영화나 TV를 시청해도 눈에 별 무리가 가지 않는다. 여기에 시네마 필터의 탑재로 색감이 훌륭하며 2개의 10W 스테레오 스피커가 내장돼 있어 별도의 스피커가 없이 서라운드 음향을 즐길 수 있다.
영화를 즐기는 사용자라면 옵토마에서 내놓은 가정용 홈시어터 무비타임 DV11이 제격이다. 흡입식 DVD플레이어를 탑재하고 있어 천장에 부착했을 경우에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밝기와 명암비의 향상으로 눈의 피로감을 덜어 주고 최단 1미터의 짧은 투사거리를 지원, 좁은 장소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세련된 디자인의 ‘유혹’=소니코리아가 선보인 ‘VPL-VW50’은 일반적인 프로젝터의 생김새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무당벌레를 연상시키는 세련되고 독특한 디자인으로 인테리어 효과가 뛰어나다. 풀 HD를 재현해낼 수 있는 제품으로 일반 프로젝터 가격보다 약간 높은 가격대를 책정하고 있으나 최근 HD가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프로젝터 시장에서 HD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프레젠테이션용 제품을 내놓은 한국쓰리엠의 ED5X도 내구성은 물론이고 같은 밝기 대비 선명한 색상을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2000안시루멘의 밝기로 거실에 놓고 가족이 둘러앉아 영화를 감상하는 데 부족함이 없는 제품이다. 삼성전자에서 판매 중인 가정용 프로젝터 SP-P300MKM은 작고 귀여운 디자인이 사용자의 눈을 사로잡는다. 초경량, 초미니 프로젝터를 표방하면서 시장에 나온 SP-P300MKM은 초소형 사이즈와 가벼운 무게로 가정이나 전원 사용이 가능한 야외에서도 문제없이 쓸 수 있다.
알루미늄 재질로 만들어져 독특한 디자인에다 발열에도 강한 모습을 보여준다. 첨단 디지털기기다운 생김새로 국내와 해외에서 호평을 받은 제품이다. 프로젝터를 이용해 극장을 찾지 않아도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은 편리해진 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가격과 디자인, 성능, 기능으로 무장한 다양한 프로젝터의 출시로 갈수록 시장 규모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석기자@전자신문, d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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