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퇴짜놓은 MTV, MTV코리아 통해 판도라TV와 손잡다.’
MTV·파라마운트 등을 거느린 세계적 미디어 기업 비아컴의 행보가 한국의 UCC테스트베드 가능성과 관련해 흥미를 끌고 있다. 비아컴은 최근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와의 저작권 협상 결렬 후 유튜브에 올려진 자사 MTV·코미디센트럴 등의 콘텐츠 10만여 건을 내릴 것을 요구하며 날을 세웠다. 반면 한국 법인인 MTV네트워크코리아는 동영상 사이트인 ‘판도라TV’ 등과 제휴, 뉴미디어를 통한 콘텐츠 유통 실험에 나섰다.
비아컴이 인터넷과 모바일 등의 환경이 잘 갖춰진 한국을 테스트베드 삼아 뉴미디어 시대에 적합한 콘텐츠 분야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되는 이유다.
◇방송2.0 꿈꾼다=MTV네트워크코리아(대표 강루가)가 선보인 ‘MTV뷰’는 제휴사인 판도라TV와 벅스, 조인스닷컴, 엠파스 등에 MTV 섹션을 만들고 여기서 별도 프로그램이나 로그인 없이 MTV와 모든 제휴사 콘텐츠를 한번에 즐길 수 있게 했다. TV를 중심으로 한 MTV 콘텐츠를 인터넷 등 새 플랫폼에 담은 것.
향후 동영상 퍼가기 기능과 MTV 콘텐츠를 사용자 마음대로 편집할 수 있는 도구 및 영상 소스를 제공하는 등 UCC·소셜네트워킹과 연계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 주목할 만 하다. 이 회사 남지희 디지털미디어 본부장은 “태그나 맞춤형정보배달(RSS) 등을 적용, 콘텐츠가 마치 생명체와 같이 MTV가 아닌 어디로도 퍼져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이동통신사들과 협력, MTV 콘텐츠를 모바일로도 제공할 계획이다.
◇한국은 최적의 테스트베드=이런 행보는 저작권에 민감한 다국적 미디어 기업으로선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비아컴이 유튜브를 인수한 구글에게 유튜브에 오른 자사 콘텐츠를 삭제하게 한 것과도 대조된다.
세계 최강의 콘텐츠를 가진 비아컴이 TV 외에 인터넷·모바일 등 디지털 미디어 분야에서 수익 모델을 만들기 위해 한국에서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는 것. 비아컴은 본사에 디지털미디어 사업본부를 설립하는 등 최근 1∼2년간 뉴미디어 분야에 대한 관심을 높여왔으며 올해 이 분야를 최우선 사업 분야로 간주하고 있다. 구글과의 협상 결렬도 유튜브를 통한 사업 모델의 불확실성에 따른 것으로 뉴미디어를 활용한 수익 모델엔 꾸준한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상황에 대한 본사의 관심도 커 MTV네트워크코리아는 올해 디지털 미디어 관련 인력을 배 이상 늘어난 20명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MTV는 한국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약한 만큼 디지털 미디어계에서 누구도 경쟁자로 미리 규정하지 않고 최대한 협력하겠다는 계획이다.
남 본부장은 “한국 소비자는 대단히 영리하고 예측불허”라며 “최대한 기회를 잡자는 전제 하에 TV 스크린 외의 모든 창구를 다 개척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