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시장으로 부상하는 태양전지 산업 분야에서 국내 기업들이 시장 진입 결정과정에서의 실기로 한국만 외톨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우리나라가 일본, 독일, 미국 등 선진국 뿐만 아니라 중국에까지 뒤쳐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태부족 태양전지 웨이퍼=태양전지 산업의 핵심인 태양전지용 웨이퍼와 태양전지셀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기업은 국내에 전무한 상황이다.
웨이퍼 분야의 경우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동양제철화학과 금강고려화학 등이 오는 2008년 다결정 방식의 태양전지 웨이퍼 양산을 목표로 지난해부터 2500억∼3000억원을 투자중이다. 웅진그룹도 미국의 선파워와 합작사인 웅진에너지를 설립하고 오는 2008년부터 태양전지용 단결정웨이퍼를 양산할 예정이다. 반도체 웨이퍼 업체인 실트론의 경우 폐 웨이퍼를 활용해 생산하기 때문에 연간 생산량이 50억원 정도에 그치는 실정이다.
태양전지 웨이퍼 분야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대대적인 투자에도 해외 선진업체와 비교하면 규모의 경제에 크게 미달하는 수준이다. 동양제철화학은 오는 2010년 연간 1500톤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나 세계 최대 태양전지 웨이퍼 업체인 헴록사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엄두 못내는 셀 제조=웨이퍼를 가공해 실제로 전기를 만들어내는 태양전지 셀 부문은 삼성SDI, LG화학 등이 90년대 후반부터 R&D를 진행하면서 상당부분 기술력을 확보한 상태다. 그러나 양사는 사업화시기를 아직까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전세계적인 태양전지 웨이퍼 부족 사태로 원자재를 공급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동양제철화학은 오는 2008년에야 태양전지 웨이퍼 생산라인을 가동하지만 이미 2건의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웅진에너지도 미국의 선파워사가 웨이퍼를 구매해가기로 계약돼 있다.
태양광사업단의 김동환 단장(고려대학교 교수)은 “현재 태양전지 웨이퍼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10년 장기 구매 계약에다가 2년치 물량에 대해 선급금을 줘야 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이 시장 진입 시기를 놓친 것은 태양전지 사업의 수익성이 정부보조금에 의존하는 데다가 전세계적으로 이렇게 시장이 급성장할 지를 판단하지 못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제라도 빨리= 전문가들은 지난 2005년 전 세계 태양광 전지시장이 65억달러, 오는 2012년까지 164억3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조립해 공급하는 모듈시장은 2012년 수천억 달러의 시장이 예상된다.
김동환 단장은 “비록 지금도 시기적으로 늦었지만 한시라도 빨리 사업에 참여해 원자재를 확보하고 기술 개발 속도를 높여야 한다”며 “우리나라보다도 기술수준이 낮은 중국도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태양전지 셀을 생산할 예정인 만큼 늦을 수록 기회는 더욱 줄어들 것”이라 지적했다.
실리콘 기반의 웨이퍼 공급부족이 3년 정도 예상되는 만큼 비정질 박막(LCD) 방식의 태양전지 생산에 눈돌려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미 국내 LCD업체들은 인프라를 갖추고 있고 일부 유휴생산설비가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할 경우 단숨에 역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태양전지용 웨이퍼는 실리콘 방식이 전체 시장의 92% 정도를 차지하며 비정질 박막과 화할물반도체 방식이 8%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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