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프리 오피스의 등장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와 그의 동료에게 ‘사용자가 얼마나 더 오래 MS의 응용 소프트웨어(SW)를 사도록 강요받아야 하는가’하는 의문을 갖게 만드는 동시에 그 대답은 ‘그다지 길지 않다.’”
미국의 워싱턴타임스가 한글과컴퓨터의 SaaS 판매 모델인 웹기반 오피스 프로그램인 ‘싱크프리 오피스’를 MS의 오피스를 대체할 제품(온라인에서 무료로 사용 가능한 SW)이라고 소개하면서 평가한 대목이다. SW의 본토인 미국 언론의 평가다. MS는 SW 변방 국가의 업체에 한 방 얻어맞은 셈이다.
SaaS는 SW업체에 새로운 기회이자 위기이다. 패키지 SW를 고집하는 업체엔 위기이고, 인터넷 기반의 서비스 방식의 SW로 전환하는 업체엔 기회이다.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다. 국내 업체들은 패키지 SW 시대에 글로벌 SW업체에 밀려 해외 진출은 커녕 안방마저 통째로 내줬다.
SaaS는 국내 업체와 같은 신흥 SW업체에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넥서브가 먼저 단초를 제공했다. 넥서브는 지난 2000년 아시아에서 최초로 오라클의 전사자원관리(ERP) 솔루션을 애플리케이션임대(ASP) 방식으로 공급, 현재 국내 ERP ASP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다. 넥서브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국내 대표적인 SaaS업체로 성장했다.
오병기 넥서브 사장은 “인터넷을 통해 국가적인 장벽 없이 제공되는 SaaS 특성상 글로벌 업체와의 경쟁은 더욱 피할 수 없게 됐다”며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할 수 없다면 글로벌 솔루션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서라도 차별된 신규 서비스를 창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중견 SW업체들의 SaaS 도입도 빨라지고 있다. ERP업체인 영림원소프트랩의 자회사인 시스웨어와 회계관리시스템업체 키컴도 SaaS 모델로 승부를 걸고 있다. 시스웨어는 중소 규모의 업체를 대상으로 영림원 ERP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키컴은 중소기업 정보화 시장을 대상으로 SaaS의 본격적인 영업 활동을 시작했다.
김종호 영림원소프트랩 전무는 “국내서도 SW의 가격, 라이선스, 유통방식에 대한 변화의 욕구가 점차 증대하고 있다”며 “패키지 SW업체들이 본격적으로 SaaS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걸림돌도 없지 않다. 무엇보다 국내 SW업체와 고객간에 아직 ‘선진국형 신뢰’가 쌓이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안아원 한국정보산업연합회 연구원은 “IT업계의 신뢰도를 파악하는 SW 아웃소싱의 사례를 보면 실제 사례도 적거니와 성공 사례도 전무한 형편”며 “최근 NHN과 한국IBM의 장기 아웃소싱 계약 파기로 IT서비스업체에 대한 신뢰가 많이 추락한 상태”라고 말했다.
고객의 입장에선 자신의 정보 자산을 SaaS업체에 모두 위임해야 하는 부담을 갖고 있는데도 국내에서는 아직 신뢰할만한 SaaS업체를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SW 강국 진입과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해 SaaS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태헌 큐브리드 사장은 “샌프란시코의 벤처캐피털은 더 이상 SW에 투자하지 않고 서비스에 투자한다”라는 SaaS 최강자 세일즈포스닷컴의 마크 베니오프 최고경영자(CEO)의 말을 인용하며 “기업과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창출을 통해 글로벌 SaaS업체를 육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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