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 등 국내반도체업계가 (모놀리식)반도체원산지를 웨이퍼 생산지 기준으로 한다는데 최근 전격 합의했다.
지금까지 반도체원산지는 국가별·업체별로 다르게 적용돼 혼란이 적지 않았고, 특히 국내의 경우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이해관계가 달라 갈등을 빚어 왔다.
14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는 지난 수개월간 조정회의를 거쳐 반도체원산지를 웨이퍼가 생산되는 지역으로 한다는데 합의, 15일 대만에서 열리는 반도체 원산지규정 국제조정기구회의(JSTC)에 한국업계의 의견을 제시한다.
이는 삼성전자가 주창해 온 안을 하이닉스가 수용키로 한 것으로, 하이닉스는 원산지 기준을 패키징(후공정) 단계로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국내 원산지조정회의에 참석한 업계 한 관계자는 “팽팽하게 맞서던 하이닉스측의 양보로 국내 입장이 정리됐다”며 “하이닉스반도체도 향후 국내에 팹을 계속 증설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이 양보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같다”고 설명했다.
미국 일부 팹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전공정 팹을 국내에 두고 있는 삼성전자는 웨이퍼를 생산하는 전공정 단계에서 원산지가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고, 반대로 한국·중국·미국으로 팹이 분산돼 있는 하이닉스는 반도체 제조가 완료되는 패키징 단계에서 원산지가 결정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정부와 반도체업계는 이번 합의된 안(웨이퍼 생산지 기준)을 15일 JSTC에 제안할 예정으로, 미국·일본·대만·EU 등도 같은 날 의견을 표명한다. 각국의 의견은 오는 5월 세계반도체협회(WSC)총회에서 원산지 기준을 합의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의견을 제출하고 WTO가 이를 수용해 최종 결정을 하게된다.
한편 국내반도체업계는 논란이 된 모놀리식 반도체와 달리 이미 업계에서 통상적으로 원산지를 후공정 기준에 맞춰 온 멀티칩패키징(MCP)·시스템 인 패키징(SiP) 등 2개 이상의 칩을 하나로 패키징한 제품들은, 현행대로 원산지를 후공정 팹이 소재한 국가로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