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기 중계권료 `천정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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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합격투기가 케이블TV의 킬러 콘텐츠로 자리잡으면서 유명 격투기 브랜드의 국내 방영권 확보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가 종합격투기 ‘K―1’의 독점 방영권 확보를 위해 310억원을 제시, K-1 주최사인 일본 FEG와 계약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진 MBC ESPN이 3년간 7억원에 K―1의 주요 브랜드인 ‘월드그랑프리’와 ‘월드맥스’를 중계해 왔으며 지난 13일 계약이 종료됐다. 온미디어는 K-1의 이벤트성 행사인 ‘K-1 다이너마이트’와 ‘K-1 칸’을 올해까지 중계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이에 앞서 국내 1위 MPP 온미디어는 3년간 118억원에 또 다른 격투기 브랜드 ‘프라이드’의 중계권을 따낸 바 있다.

 ◇콘텐츠 확보 비용 수직 상승=이번 K-1 계약은 3년간 중계권 150억원 외에 국내에서 K-1 대회를 준비하고 치르는데 필요한 금액 160억원을 합한 금액이다. 중계권자가 바뀌면서 중계권만 따지면 20배, 기타 비용까지 합하면 40배 이상 가격이 오른 셈이다. 2002년 KBS N에서 1억원에 중계권을 확보해 처음 국내 방영을 시작한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이다.

 이같은 중계권료 상승은 최근 K-1을 비롯, 프라이드·UFC 등 격투기 중계가 20∼30대 남성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폭발적 시청률을 기록하고 여성 시청자층까지 끌어들이는 등 케이블TV의 차별화된 콘텐츠로 자리잡은 것이 주 원인이다. 최홍만 선수의 활약도 K-1의 인기에 불을 질렀다.

 ◇중계권 비용 과도, 국부 유출 논란=케이블 방송사들의 과열 경쟁으로 격투기 중계권료가 필요 이상 올라가 국부가 유출된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재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의 국내 중계권료는 4년간 470억원, 국내 프로야구 중계권료는 2004년부터 4년간 300억원 수준이다. 케이블 방송사들의 경쟁 격화와 최홍만 선수의 등장으로 중계권료 대폭 상승은 예상됐지만 인상폭이 생각 이상으로 컸다는 평이다.

 MBC ESPN 관계자는 “혼탁해진 K-1 확보전에서 빠지는 것이 바람직한 스포츠 방송 시장 조성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310억원 중 실제 중계료는 150억원이고 K-1 국내대회 흥행권 보장과 향후 설립 예정인 FEG의 국내 현지 법인에 대한 투자금이 포함돼 있는 만큼 단순 비교는 곤란하다는 반론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방송 중계와 함께 실제 대회 개최와 관련된 내용도 모두 계약한 것으로 해당 방송사가 K-1의 국내 흥행에도 개입하겠다는 의지”라며 “그만큼 격투기 콘텐츠 확보에 사활을 건 것”이라고 말했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