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연구기관인 미국 세마텍이 한국에 300㎜ R&D 팹 건설을 제안했다.
26일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세마텍 고위관계자가 한국에 지사 및 R&D 팹 구축 문제 등을 포함한 협력방안을 국내 반도체 업계에 제시했다”며 “이 제안 내용에는 R&D 팹 구축에 필요한 비용을 국내 반도체 업계가 공동으로 부담하는 방안이 담겨져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세마텍은 최근까지 아시아 지역거점으로 한국과 싱가포르 두 곳을 후보지로 검토해 왔으나, 최첨단 공정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이 지역거점으로서 효용성이 더 높다고 판단해 한국에 지사와 300㎜ 팹 구축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은 메모리를 중심으로 세계 반도체 기술시장을 주도하면서도, 일본과 달리 자국내 대표적인 R&D기관이 전무하다는 점도 세마텍이 아시아 지역거점으로 선정한 배경의 하나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차세대반도체성장동력사업단 관계자는 “세마텍 한국거점이 미국 세마텍에 종속되는 개념으로 운영될지, 독자적인 개발체제를 갖고 미 세마텍과 상호 정보 교류하는 형태가 될지는 아직 미정”이라며 “종속 개념이 되면 자칫 국내에서의 연구성과만 노출되고 미 세마텍의 연구성과는 공유하지 못하는 불합리한 관계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마텍은 아시아지역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세마텍 이스트 프로그램’을 검토해 왔다. 세마텍은 1987년 인텔·AMD·TI 등 미국 반도체회사가 첨단 반도체 제조공정 개발을 위해 설립했으며, 1998년부터는 해외기업에도 문호를 개방해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기업 가운데는 삼성전자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