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은 우리라고 다를 바 없다. ‘구글이코노미’라는 용어를 만들어낼 정도의 기술기업이 설립 8년 만에 마이크로소프트나 야후 등 쟁쟁한 전통 글로벌 IT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으니 이들의 행보 하나하나가 주목거리다. 구글코리아 법인을 만들고 지난해 10월 설립을 공식 발표한 R&D센터의 수장을 선임하는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면서 구글에 대한 우리나라의 관심은 더욱 고조됐다. 국내 인터넷미디어사업자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구글코리아가 국내 인터넷 사업자에게 만만치 않은 경쟁 상대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곳저곳에서 나오는 구글에 대한 소문이 무척 혼란스럽다는 점이다. 정확한 사실에 기반을 두지 않고 그냥 추측성 얘기를 퍼뜨린 국내 업계도 잘못이 있다. 그렇다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구글이 비판에서 자유로운 것도 아니다. 이런 가운데 구글이 한국R&D센터 설립 발표 이후 처음으로 27일 공식 브리핑을 하는 행사를 열었다. 캐넌 파슈파티 구글 인터내셔널 엔지니어링 부문 총괄책임자가 방한해 R&D센터 설립의 진척 상황을 발표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독자들의 그간 궁금증을 풀어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은 빗나갔다. R&D센터 설립 진척 상황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속시원한 답을 듣지는 못했다. 그나마 현재 구글은 20명 정도의 한국R&D센터 엔지니어를 고용했으며 아직 구글코리아 지사장과 R&D센터장은 선임되지 않았다는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향후 엔지니어 충원 규모로 구글의 한국 내 로컬 서비스를 짐작할 수 있겠지만 구체적인 충원 계획도, 서비스 출시 일정도 들을 수 없었다. 전략을 확정하기보다는 유연함을 토대로 지속적으로 조직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변화가 빠른 인터넷 산업의 생리를 볼 때 전략을 유연하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 구글코리아가 모든 계획을 밝힐 이유도 전혀 없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구글의 한국R&D센터가 우리나라 인터넷 산업의 질적인 도약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런 상황에서 구글의 R&D센터에 대한 빈약한 정보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그들만의 유연함으로 한국 시장에서 제대로 된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구글이 지향하는 바를 소통하겠다는 구글코리아 측이 더욱 유연해져야 한다는 것은 기자만의 생각일까.
김민수기자·u미디어팀@전자신문, mim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