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만화시장에서 유료화 모델은 불가능하다’는 공식이 깨졌다.
온라인 만화 전문 잡지 ‘만끽닷컴(www.mankick.com)’이 유료화 서비스 1개월 만에 1만 5000명의 회원을 유치하는데 성공하면서부터. 오프라인 출판시장에서도 1만5000부가 팔리면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기에 이 숫자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덩달아 온라인 만화 시장에 대한 관심도 새로와지고 있다.
온라인만화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2년 강풀·강도하·김풍 등 온라인에서 인정받은 작가들의 작품이 포털사이트의 만화 서비스로 제공돼 인기를 끌면서부터. 온라인이 창작 만화를 유통할 수 있는 새로운 창구로 새로운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포털 사이트들이 만화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만화는 무료 콘텐츠라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코믹스투데이’ 등 창작 만화를 연재하던 사이트들은 수익모델을 만들지 못해 1년도 못버티고 사라졌다.
한 때 20개가 넘었던 온라인 만화 사이트 중 현재 9개만이 남아있고 이 중 ‘코믹타운’과 ‘만끽닷컴’을 제외하고는 기존에 출판된 만화를 온라인 서비스만 할 뿐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만끽닷컴’은 창작물 연재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상업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점에서 만화가협회·부천만화정보센터·우리만화연대 등 만화가 단체들이 문광부의 후원으로 을 받아 만든 ‘코믹타운’과 달리 더욱 주목받고 있다.
◇양질의 콘텐츠 확보에 주력= 황남용 만끽 부편집장은 “모바일 서비스 경험과 과거 다른 온라인 만화 연재 사이트의 실패를 통해 깨달은 것이 양질의 콘텐츠 확보가 성공의 관건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만끽닷컴을 운영하는 아이비스넷(대표 김현기)는 모바일 솔루션 업체로 KTF의 만화 서비스인 ‘만화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만끽의 서비스는 크게 ‘만화잡지’와 ‘단행본’으로 나뉜다. 단행본은 이용자들이 기존의 출판 만화를 온라인에서 손쉽게 보고 싶어하는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코너로 조만간 서울문화사, 삼양사와의 출판물을 곧 선보인다.
만끽이 가장 주력하는 분야는 ‘만화잡지’. 격주마다 연재되는 만화잡지에는 ‘다세포 소녀’로 유명한 ‘B급 달궁(본명 채정택)’ 작가, ‘야후’의 윤태호 작가 등 온라인에서 인기를 끌었단 작가 10여명이 작품을 연재하고 있다. 기존의 유명 작가를 섭외하는 것은 물론이고 공모전을 통해 신인작가를 발굴, 연재의 기회를 준다. 연재물 중 시장성이 있는 작품은 단행본으로 만들어 오프라인 시장에서도 출간할 예정이다.
만끽 측은 “만화가에 대한 처우도 메이저 출판사 못지 않게 한다”고 밝혔다. 포털사이트처럼 만화가에게 돌아가는 몫이 적을 경우 겹치기 연재를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만화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란다.
◇장기전략은 만화 콘텐츠 유통=만끽닷컴은 이르면 4월 중에 사이트 개편을 단행한다. 황남용 부편집장은 “현재까지 사이트에 대한 평이 좋긴 하지만 이용자들이 더 편하게 만화와 관련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해서 개편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미 사이트에서 서비스하는 동영상 인터뷰, 작가 이력 등을 만화와 연동해서 서비스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만끽닷컴에서 유통되는 콘텐츠를 영화, 드라마, 게임 등 관련 분야까지 연계하는 만화 콘텐츠 유통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 이미 통합계약서를 마련해 만화가들이 연재를 시작하기 전에 2차 저작권, 온라인판권, 출판 등 부가적인 이용에 대한 권리를 명확하게 할 수 있게 했다.
김진규 문화콘텐츠진흥원 산업본부장은 “무료로 가면 사이트들이 금방 지친다”며 “1000원을 받더라도 돈을 받고 소비자들이 보고 싶은 콘텐츠를 만든다면 유료화 모델은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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