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업계가 실내기 슬림화 경쟁에 이어 원가·물류비 절감을 위한 실외기 슬림화 작업에 적극 나섰다.
위니아만도가 첨단 자동차 에어컨 기술을 적용한 ‘SCC(Super Compact Condenser)’ 실외기를 올해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도 최근 실외기 크기를 대폭 줄일 수 있는 알루미늄 소재 열교환기를 전문업체로부터 대량 소싱, 첫 공급에 들어갔다.
SCC실외기는 냉매가 다수의 미세통로를 통해 일괄적으로 흐르게 하는 마이크로채널 방식을 도입, 냉방효율은 30% 가량 향상시키면서 부피는 기존 실외기보다 32% 가량 줄인 것이 특징이다.
이같은 추세는 에어컨 실외기의 열교환기 소재인 동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 대체소재 개발이 절실한 데다 물류비 절감 차원에서도 실외기 부피 감량이 주요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또 ‘작은 실외기’는 아파트 발코니 확장을 시도하거나 공간 효율성을 따지는 소비자들의 강한 요구에 의한 것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최근 자동차 공조 전문기업이자 옛 위니아만도 차량공조사업부였던 모딘코리아로부터 이 회사의 SCC 20만개를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 올해 출시되는 에어컨 실외기부터 첫 적용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자동차 열교환기에 사용했던 알루미늄 소재를 에어컨에 적용함으로써 원가와 물류비 절감은 물론 생산 공정 자동화, 냉방효율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20만개는 일부 계약 물량으로, 추가 주문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위니아만도는 지난해 SCC 실외기를 전 제품군으로 확대 적용한 데 이어 올해 출시된 천정형 에어컨 신제품 등에도 SCC 실외기를 공급, 호응을 얻고 있다. 위니아만도 관계자는 “작은 실외기는 에어컨 공급 업체의 원가 절감은 물론 냉방 효율과 공간 활용성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도 부합한다”며 “자동차 공조 전문 기술을 보유한 위니아만도의 SCC실외기는 위니아만의 차별화된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에어컨 판매 1위 기업인 LG전자도 이미 수년 전부터 실외기 크기 최소화 작업에 착수, 최근까지 타 경쟁사보다 실외기 부피를 약 20% 줄였다.
이 회사 관계자는 “LG전자는 타사에 비해 에어컨을 구성하는 부품 설계와 전체 시스템 최적 설계 능력이 우수하다”며 “현재 시판중인 에어컨의 실외기 크기가 타사에 비해 20% 가량 작다”고 말했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