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 융합 논의에 대해 정통부와 방송위의 입장이 평행선을 긋고 있는 가운데 2일 개회하는 국회 방송통신특별위원회의 활동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앞서 방송위원회는 지난 28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통부 기능 해체를 통한 정부조직개편 재논의와 방송법 개정을 통한 IPTV 도입 등을 주장해 정통부와의 분명한 시각차를 확인했다.
방송위는 이날 간담회에서 정부가 제출한 ‘방송통신위원회 설립 및 운용에 관한 법률(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자체 IPTV 도입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창현 위원장은 “방통융합논의 목적은 융합환경에 걸맞게 적절한 규제기구를 만들자는 것인데, 이것은 단순히 정통부와 방송위를 통합함으로써 이룰 수 없다”고 전제하고 “기구의 기능과 업무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며, 이런 면에서 정부부처 간 기능 배분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방송위는 이날 간담회에서 정통부의 기능을 산자부(IT산업진흥), 문화부(방송콘텐츠 제외한 일반 콘텐츠), 과기부(산업기술 관련 R&D), 공정위(통신관련 일반경쟁) 등으로 이관하고, 통신부분만 방송위 기능과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정기능은 외청으로 독립하여 행자부 소속으로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정통부를 해체·분리한 다음 통신정책·규제 기능만을 방송위와 통합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셈이다. 조위원장은 이같은 입장을 방통특위의 양 당(한나라당, 열린우리당) 간사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정통부는 방통특위가 정부안인 ‘방송통신위원회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 처리를 최우선 논의과제로 삼아야 한다며 방송위 주장을 일축했다. 정통부 관계자는 “정부안대로 (국회에서)통과시켜 달라는 입장”이라며 “융합서비스가 세계 곳곳에서 시작되고 있는 상황에서 서둘러 이를 관장할 통합기구가 먼저 출범하는게 선결 과제”라고 말했다. 정부부처 간 기능배분에 대해서도 우선 융합기구를 출범한 뒤 후속 논의를 통해 조정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IPTV 도입에 대해서도 정통부와 방송위의 입장은 엇갈린다.
방송위는 현행 방송법 개정을 통한 IPTV 도입 방안은 오는 7일 예정된 토론회에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도입방안의 골자는 ‘멀티미디어 방송사업’의 신설을 통한 IP방식 방송서비스 수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융합 환경에 맞게 방송을 정의하고, 방송사업을 재분류하겠다는 것이다. 이 방안은 제3의 법안(융합법) 마련을 전제로 한 방송통신융합추진위 논의와도 배치된다. 이에 대해 정통부는 융추위 논의대로 융합법을 전제로 한 도입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날 방송위의 간담회 내용에 대해 융추위 한계관자는 “정부조직개편과 기구통합을 함께 논의하자는 방송위 주장은 사실상 방통융합기구 출범이 현 정부에서 어렵기 때문에, 논의 자체를 차기정부로 넘기자는 복안으로 해석된다”고 말해 관심을 모았다.
한편 정부가 제출한 ‘방송통신위원회 설립 및 운용에 관한 법률(안)’ 처리 등을 위해 구성한 국회 방송통신특별위원회는 2일 첫회의를 열고 특위위원장 선임 및 열린우리당 탈당파 모임에 대한 위원 안배, 향후 활동방향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