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학생들, 고부가가치인력양성사업 1기 사회 첫발

“그냥 취업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신청했는데 구체적인 ‘꿈’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됐어요. 실무를 배우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그보다도 더 큰 소득을 올린 것 같아요.”

 고부가가치인력양성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국비교육생 1기 학생들이 졸업을 하고 이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고부가가치인력양성 사업은 지난해 교육인적자원부와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가 학부 졸업생들이 기업에 입사해서 재교육을 받을 필요 없이 바로 적응할 수 있도록 학부 4학년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실무형 교육이다. 기초 및 심화 과정 120시간과 프로젝트 60시간으로 구성된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반도체 분야에서는 경희대·성균관대·아주대·인천대·한국외대 학생들이 한 팀이 돼 교육을 받았다.

 과정을 수료한 학생들은 대부분 반도체 전문업체에 취업, 현장에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들은 실무를 배운 것보다도 더 큰 소득이 자신의 적성을 알게 된 것과 이 때문에 목표가 생긴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허남수씨는 “전공이 전자공학이라 반도체에 관련된 여러 가지 과목을 배웠지만, 과목들이 어떻게 쓰이는지를 몰라 반도체를 개발한다고 해도 막연하기만 했다”며 “실무를 통해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업이 무엇인지 알게 되니 구체적인 꿈을 키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허남수씨는 대기업 입사가 결정됐지만 자신이 가장 흥미를 느꼈던 프런트 엔드 설계에 뛰어들기 위해 에이디테크놀로지라는 벤처기업을 선택했다.

 실무를 배우다 보니 실제 산업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반도체설계자산(IP)을 개발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김진구씨가 교육 과정 중 프로젝트 과제로 만든 디지털 설계칩은 반도체학술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이를 국내 한 기업이 IP로 사용하기로 했다.

 1기 교육생들은 6개월간 수업을 받으며 느꼈던 체험담을 ‘땀과 보람’이라는 체험 수기집으로 내놓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진구씨는 “자원은 유한하지만 창조는 무한하다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은 IT에 가장 적합한 것”이라며 “자원이 한정된 우리나라에서 IT의 핵심인 반도체 기술은 가장 높은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 될 거라고 생각하며, 세상의 근본이 되는 엔지니어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