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파이스토리` 성공스토리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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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제작 애니메이션 중 최고의 흥행기록(27만명)을 세운 ‘파이스토리’가 관객 동원 성공에다 작품만으로 제작비의 1.5배 이상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밝혀지면서 새삼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파이스토리의 총 제작비는 30억원 가량. 아메리칸필름마켓(AFM)에서 미국, 캐나다 등 40여개국에 판권을 판매한 미니멈 개런티만 500만달러(약 50억원)에 이른다. 국내 상영 수익과 앞으로 해외에서 상영될 때 받는 러닝개런티를 더한다면 파이스토리는 ‘애니메이션만으로 제작비의 2배의 수익을 거둔 작품’이란 진기록을 남기게 될 전망이다.

 파이스토리의 공동제작사인 디지아트의 이영기 프로듀서는 이 같은 성과의 비결에 대해 “기획 단계에서 배급을 예측하고 타깃 시장을 확실히 한 것“과 “경험이 풍부한 파트너를 만난 것”을 꼽았다.

 이영기 PD는 “미국 애니메이션 시장 규모는 DVD시장이 30조원에 이르며 박스 오피스 시장은 10조원 규모”라며 시장이 큰 만큼 제작비에 따른 시장이 세분화돼서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제작비 500억원대의 시장과 50억원대의 시장이 고루 상존한다는 것.

 그는 우리나라의 3D 애니메이션 제작 여건상 할리우드의 대형 자본과 시스템에 맞먹는 작품을 만들기 어려운 만큼 치밀한 작전을 짰다.

 저예산으로 제작하면서 관객 확보와 수익 창출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10억원대 규모의 작은 시장에서도 노하우를 쌓은 경험자와 손잡는 일에 가장 공을 들였다.

 공동프로듀서인 원더월드의 애시 샤는 20년 가까이 실사영화와 애니메이션을 제작·배급해 온 전문가. 기획뿐만 아니라 해외 배급에서도 그의 역량은 큰 도움이 됐다. 제작비는 미국 측 제작사인 원더월드가 50%를, 한국 제작사인 디지아트와 에펙스디지털이 나머지 50%를 부담했다. 미국의 기획·배급 노하우를 배우되 주도권은 뺏기지 않기 위해서였다.

 파이스토리의 성공에는 더빙의 성공도 한 몫했다. 국내 개봉작의 경우 탤런트 임채무와 아이돌그룹 SS501이 더빙에 참여했으며 브라질과 터키에서도 각각 각국의 인기배우들이 목소리를 연기해 관객을 끄는 요소로 작용했다.

 이영기 PD는 “애니메이션은 국내 시장만 보기보다는 해외 진출을 해야한다”며 “감독·작가의 경험을 쌓는 등 준비를 많이 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다작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애니메이션 시장에서도 절대규모가 만들어져야 장르 확장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디지아트는 만화 ‘가필드’의 원작자 짐 데이비드가 감독하는 ‘가필드3’의 극장용 애니메이션와 자체 창작 애니메이션 ‘아웃백’을 제작 중이며 향후 30억원에서 50억원대의 작품을 3∼5편 정도 더 만들 계획이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