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텔레콤이 3세대(G) 이동통신 서비스인 WCDMA/HSDPA 재판매 사업 진출을 추진한다. 사실상 KT 독주 체제인 재판매 시장에 하나로텔레콤이 가세하게 되면 경쟁체제로 바뀐다. 유선과 무선사업자 간 제휴 판도에도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됐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나로텔레콤은 초고속인터넷·유선전화·방송을 묶은 ‘하나세트’에 이어 이동전화까지 결합한 쿼드로플레이서비스(QPS) 도입을 위해 3G 재판매 진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입자 방어력을 높이는 동시에 결합판매 시장에서 더욱 자유로운 운신의 폭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하나로는 조만간 3G 사업자인 SK텔레콤·KTF와도 협상에 나설 움직임이다. 앞서 3G 재판매를 개시한 KT와 같이 별정사업권을 통한 시장 진출을 모색 중이다. 정부가 KT의 3G재판매 진출을 용인한 상태여서 하나로의 재판매 진출도 당장 가능하다.
하나로는 3G 재판매를 통해 우선 가입자 방어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미 내놓은 ‘하나세트’에 이동전화까지 묶을 경우, 국내사업자로는 처음으로 네 가지 상품을 함께 제공할 수 있다. 가입자 결속을 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게다가 재판매에 나서면 이동전화사업자와의 단순 제휴보다 결합상품 구성 시 운신의 폭도 넓힐 수 있다. 가입자를 모두 자사에서 관리할 수 있어 마케팅이나 전산 통합 등에서도 발빠른 행보를 취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하나로 관계자는 “결합상품 시장에 대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방법을 모색 중”이라며 “3G 재판매도 대안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하나로의 3G 재판매 파트너가 누가 될지도 관심사다. 일단 KTF가 유력한 것으로 거론됐다. SK텔레콤은 KT의 재판매 진출을 반대해온만큼 아직 타사업자와의 제휴에도 부정적이다. 초기부터 3G 시장이 과열되는 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에 KTF는 3G 가입자 확보가 지상 과제라는 점에서 하나로와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 하나로와 경쟁관계인 모회사 KT의 입장이 변수다. 다만 하나로의 진출이 KT 재판매에 대한 비판여론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KT가 이를 활용할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최근 전국망 서비스 경쟁에 돌입한 초기 3세대 가입자 경쟁에서 하나로텔레콤이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