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경영’의 두 학문을 결합한 새로운 교육과정인 ‘기술경영(MOT·Management Of Technology)’이 이번 학기부터 국내 대학에서 정식 학위과정으로 첫 도입됐다.
MOT는 기술과 경영을 모두 아는 전문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제도로 ‘기술개발-관리-평가-사업화’에 이르는 기업활동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좋은 교육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학기에 MOT를 도입하는 대학은 서울대·성균관대·포항공대·한국기술교육대 등 4개 학교다. 석·박사과정에서 총 145명이 첫 교육과정에 돌입했다.
◇MOT의 중요성과 운영= MOT의 도입 배경은 무엇보다 기술과 경영을 함께 갖춘 인재에 대한 기업의 요구가 높기 때문이다. ‘기술은 기술자가, 경영은 경영자가’라는 이분적 방식으로는 벤처창업이나 기술사업화의 성공 기대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교육인적자원부와 산업자원부는 이번에 4개 대학에 도입되는 MOT를 시작으로 교과과정을 확대해 2010년까지 연간 2500명의 전문인력을 배출하고 국가 기술사업화 역량을 크게 높인다는 목표다. 한국산업기술재단을 전담주관기관으로 내세워 △선도적 기술경영 교육체계 구축 △현장 중심형 교육프로그램 △산학협력 및 취업촉진 △국제화 교육 강화 등을 MOT학위과정의 기본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번에 MOT를 도입하는 4개 대학에는 참여기관으로는 총 55개 기업이 등록하는 등 기술경영 전문인력에 대한 기업체의 관심도 높은 편이다.
◇4개 대학 교과 과정은=성균관대 기술경영학과 김윤배 교수는 “학생들의 분포를 보면 대기업 중간관리자·기술창업자·공공기관 연구기획 전문가 등 실무 경력자들이 80% 이상을 차지한다”며 “MOT에 대한 시장수요가 많은 상황으로 좋은 교육 틀을 통해 무엇보다 세계시장에서 인정받는 인력을 배출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첫 학기를 시작하는 4개 대학은 기술경영·기술혁신·기술경영전략·신기술동향·기술시장분석·기술인사 및 조직관리·지적재산권관리·기술마케팅 등 8개 과목을 공통으로 다룬다. 나머지 교과과정은 각 대학별로 차이가 있다. 성대·포항공대·기술교육대는 일반대학원 내 독립적으로 기술경영학과를 설치했고 서울대는 기존의 공과대학원 과정을 통합해 운영한다. 4개 학교 모두 해외 주요 기관 및 기업과의 글로벌 인턴십을 통해 해외교류를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졸업을 위해서는 석사과정이 27∼39학점, 박사가 36학점 이상을 취득해야 한다. 산합협력 프로젝트와 논문발표를 의무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주요 선진국 앞다퉈 도입=우리나라에서는 MOT가 도입 단계지만 주요 선진국에서는 관련 학제가 이미 확산중이다. 미국은 지난 86년부터 논의를 시작해 현재 300여개 대학에서 연간 1만명 이상의 MOT 학위자가 배출되고 있다. 일본은 2002년 도후꾸 대학을 시작으로 MOT프로그램 도입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샤프·캐논 등 50여개사와 와세다·게이오 등 30여개 대학이 공동으로 ‘MOT 컨소시엄’을 구성해 협력체계를 갖춘 것도 특징이다.
정준석 한국산업기술재단 사무총장은 “기존 MBA가 경영의 관점에서 교육과정을 진행했다면 MOT는 기술에 초점을 맞춰 기술탐색에서부터 이를 사업화하는 기업의 기술혁신과정 전반을 다루게 된다”며 “국내외 우수 사례를 수집하고 교과과정을 지속적으로 혁신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술경영 전문인력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자격제도 개발 등 기반조성도 강화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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