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협력단의 벤치마킹모델.’
고려대 산학협력단(단장 이관영)은 대학이 벤치마킹하는 산학협력단의 이상적인 모델로 꼽힌다.
지난 2003년 설립 준비 과정을 거쳐 이듬해인 2004년 출범한 고대 산학협력단은 독립적인 전산시스템 및 행정체제 구축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같은 조기 성과 도출이 알려지면서 이미 국내 10여개 대학이 벤치마킹을 위해 다녀갔을 정도다.
고대 산학협력단의 성과는 특허출원·등록 및 기술이전 실적면에서 두드러진다. 산학협력단을 통한 국내외 특허출원 건수는 지난 2003년 71건에서 지난 2005년 151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으며 지난해에는 294건으로 역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허등록 건수 역시 지난 2003년에는 21건에 불과했으나 2005년 40건, 2006년 123건 등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산학협력단의 실질적인 성과를 알려주는 기술이전사업 실적도 긍정적이다. 고대 산학협력단의 기술이전 수입은 지난 2003년과 2004년에는 1억원에도 못 미쳤지만 지난 2005년과 2006년에는 각각 7억원, 4억원 규모로 늘어났다.
이처럼 고대 산학협력단이 설립 3년여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은 학교 차원에서 산·학·연 협동에 초점을 맞춰 행정조직을 재편하고 관련 예산을 흡수하여 편성·집행할 수 있는 독립성을 갖췄기 때문이다. 박형규 산학협력단 행정지원팀장은 “대외 협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행정시스템을 기반으로 풍부한 전문인력이 성과 위주의 산학협력 활동을 벌인 결과”라고 소개했다.
기술이전사업의 경우 일찍이 지난 2000년 중소기업청 지원으로 설립된 기술이전센터의 역할도 컸다. 산학협력단은 기술이전센터를 통해 연구성과 홍보 및 마케팅을 강화했으며 전국 각지에서 기술이전 설명회를 열었다.
고대 산학협력단은 이미 LG전자·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IT기업과 산·학 협력체제를 구축한데 이어 최근에는 해외 기업 및 연구기관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바텔연구소 유치를 확정지었으며 서울시가 추진하는 미국 벨연구소 국내 유치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같은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 고대 산학협력단은 △리서치로드맵 △휴먼리소스맵 △테크놀로지로드맵 등 이른바 ‘3M’ 체제를 마련했다. 모든 산학협력 과제를 단계별로 관리함으로써 진정한 연구개발(R&D) 지식경영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인터뷰-이관영 산학협력단장
“최근 R&D의 흐름은 ‘C&D(Connect & Development)’로 바뀌고 있습니다. 대학과 산업체가 각기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과 경쟁력을 효과적으로 결합해 시너지효과를 내는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고대 산학협력단을 이끌고 있는 이관영 단장(46)은 대학이 가진 우수 기술을 산업계와 연계함으로써 연구소에서만 쓰이는 기술이 아니라 실제 산업 및 생활에서 응용할 수 있는 성과를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단장은 “그간 초기 인프라 구축을 마무리한 후 최근 들어서는 각종 시연회 및 우수기술마트 등을 활발하게 열고 있다”며 “가만히 앉아서 우수 기술을 기다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유망 기술을 발굴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학 교수진의 경우 우수 기술을 개발해놓고 정보 부족으로 실제 상용화 과정에서 사장되는 사례가 적지 않은 만큼 이같은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데 산학협력단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관영 단장은 “대학 산학협력단의 경우 특허 등록·유지비용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산학협력단이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초기 인프라를 갖출 때까지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