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업계 윈백전쟁 중간 성적표

 ‘1승 1무 1패’ 서버업체들이 사활을 걸고 펼친 윈백전략에서 각 업체들이 거둔 중간 성적표다. 서버업계는 좀처럼 변화가 없는 시장 정체를 풀 묘안으로 남의 텃밭을 뺏어오는 다운사이징과 마이그레이션 전략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HP는 메인프프레임 다운사이징을, 한국IBM은 로드맵이 끝난 HP 탠덤 다운사이징을, 한국IBM과 한국HP는 한국썬을 겨낭해 솔라리스 투 리눅스 마이그레이션 전략을 내놓았다. 전반적으로 희비가 엇갈렸다. 

 ◇한국HP 짜릿한 판정승에 IBM 대반격=한국HP는 메인프레임제거전략(MFE)으로 한국IBM에 1승을 거뒀다.

 SK텔레콤·신한은행·삼성생명에 이어 삼성화재·농협·증권선물거래소 등이 다운사이징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세청도 웹애플리케이션서버 부문을 HP 슈퍼돔 서버로 내려 다운사이징 물꼬를 텄다.

 한국HP는 메인프레임 다운사이징 아태본부를 유치하고 본사로부터 대규모 펀드를 확보한 것이 주효했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티맥스소프트와 공동으로 메인프레임 다운사이징 기술 지원을 위한 ‘HP-티맥스 센터’도 개관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해 메인프레임 매출은 정점을 기록한 2002년 2218억원의 불과 3분의 1수준(741억원).

 한국IBM은 올부터 기존 시스템 전략을 메인프레임 위주로 완전히 다시 짰다. 흩어져 있던 메인프레임 관련 HW, SW, 서비스 인력을 뭉쳐 전담팀을 새롭게 만들었다. 윤병훈 한국IBM 상무는 “한국IBM이 성능·보안·안정성 측면에서 뛰어난 메인프레임의 장점을 설명하는 데 그동안 방심했다”면서 “올해부터는 180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솔라리스 마이그레이션 전략 완패=한국HP와 한국IBM은 ‘솔라리스 투 리눅스’ 프로그램을 잇따라 론칭하는 등 대수 측면에서 유닉스 서버 시장 1위인 한국썬의 점유율 뺏기에 혈안이 됐었다.

 하지만 결과는 한국썬의 승리. 한국HP와 한국IBM 모두 솔라리스를 리눅스로 윈백한 사이트가 거의 없다. 오히려 한국썬은 2위와의 연간 유닉스 물량 격차를 800대 이상 벌려놓았다.

 전문가들은 “국내 시장에서 예상 밖에 리눅스 시장 성장세가 저조했던 것도 솔라리스 투 리눅스의 실패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HP와 한국IBM은 최근 전략을 다소 수정했다. 한국HP 측은 “최근 x86 서버 성능이 크게 높아졌다”면서 “HP x86서버에 리눅스는 물론 솔라리스까지 포팅해 로엔드 유닉스 서버 시장을 흡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탠덤 공략 부문은 무승부=한국IBM이 탠덤 윈백에서 대우증권이라는 대표 레퍼런스를 확보한 것은 두드러진 성과다. 탠덤 주고객이 대부분 증권사라는 점에서 다른 증권사의 탠덤 교체 전략에 미치는 영향도 크기 때문이다.

 대우증권은 조만간 탠덤을 내리고 IBM 유닉스 서버로 가동체제에 들어간다. 이에 앞서 코스콤도 탠덤을 IBM 유닉스 서버로 대체했다.

 이에 대해 한국HP 측은 “기업은행·은행연합회·현대증권 등은 후속 모델인 논스톱 서버로 전환, 수성에 성공했다”면서 “증권사 중 탠덤을 내리기로 한 곳은 대우와 코스콤 밖에 없기 때문에 윈백이 추세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