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모듈사업 경쟁력 위해 반도체도 직접 개발

 ‘일반 부품 기업이 반도체를 만든다?’

 디지털컨버전스 바람에는 성역도 끝도 없다. 일반 부품업체인 삼성전기(대표 강호문)가 반도체 설계까지 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전기(대표 강호문)가 최근 직접 설계한 반도체를 모듈에 적용,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며 영역 파괴에 나서고 있다.

 로옴 등 일본의 종합 부품업체들은 대부분 일반 부품뿐 아니라 반도체 사업도 함께하기 때문에 모듈에 필요한 반도체를 직접 개발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하지만 반도체와 일반부품 기업이 확연하게 구분돼 있는 국내에서는 보기드문 일이다.

 종합부품기업을 지향하면서도 아직 일반부품쪽에 머물러 있는 삼성전기는 모듈제작에 필요한 대부분의 반도체를 외부에서 조달했다.

 삼성전기는 지난 2005년 카메라폰의 부가 기능을 전문적으로 제어하는 IC를 개발한데 이어 지난해 연말에는 수신된 DMB신호의 반송파를 제거한 후 증폭하는 RF IC까지 직접 개발했다. 카메라모듈 제어 IC와 RF IC는 삼성전기에서 생산하는 일부 카메라 모듈과 지상파 DMB RF모듈에 탑재돼 판매중이다.

 올해 초에는 차세대 근거리 통신 규격중 하나인 지그비(Zigbee) Soc까지 개발했다. 특히 삼성전기는 다른 회사보다 늦게 기술 개발을 시작했지만, 크기가 작으면서 소비 전력도 낮은 지그비 칩 개발을 마치고 양산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공동으로 270Mbps급 초고속 무선랜 듀얼밴드 모뎀 칩(802.11a/g/n)을 개발하기도 했다. 삼성전기는 이 프로젝트에서 RF단을 설계하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기 측은 “모듈에서 반도체 부품이 차지하는 원가가 70%에 가까운데다가 차별화된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반도체 설계 능력이 필요하다”며 “자체 설계 능력을 갖춤으로써 제품 설계 기간을 단축시키고 수익성도 제고할수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기는 중기 유망 사업으로 LED조명, 임베디드PCB, 시스템인패키지(SiP) 시스템온칩(SoC)를 선정해 놓은 바 있고 현재 60여명 안팎의 반도체 설계 인력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충원할 계획이다.

 이와관련, 삼성전기 관계자는 “가전 등 시스템의 경쟁력이 반도체설계 능력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시스템 업체들이 자체적인 반도체설계 인력을 양성하듯이 모듈 사업에서도 마찬가지”라며 “반도체 설계는 핵심 부품의 내재화 차원인만큼 반도체 사업에 진출할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덧붙였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