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법 개정으로 오는 9월 1일부터 승인되는 신규 공공·민간 아파트에 분양가 상한제가 전면 실시됨에 따라 올해 본격 개화할 디지털홈(홈네트워크)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일단 법 개정 취지가 분양가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뜻인만큼 아파트 가격 상승 요인인 디지털홈 시장에도 부정적인 효과가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는 고급 주택 차별화 요소로 오히려 더 큰 호응을 끌 수도 있다는 기대다. 삼성전자·LG전자 등 주요 업체들은 정부의 분양가 규제 정책을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최근 떠오르고 있는 리모델링 등 신규 건설시장에 눈을 돌리며 또 다른 활로를 모색하는 분위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오는 9월 분양가 상한제 및 마이너스 옵션제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올 하반기부터 쏟아질 신축 아파트 디지털홈 시장에는 일정정도 타격이 예상된다. 디지털홈 시스템은 통상 건설사가 사업승인을 받을 당시 일괄 계약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 관례여서, 분양가 상한제로 가격을 낮추려는 규제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주택법 개정으로 ‘마이너스 옵션제’가 도입되면 디지털홈의 주축인 빌트인 가전은 옵션 품목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 한 건설사가 계약하는 특정 아파트 단지 전부에 디지털홈 시스템이 턴키로 도입됐다면 앞으로는 일부 물량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단 하반기 신축 아파트 시장에서는 부정적인 여파를 예상하고 있다”면서 “올해부터 1∼2년간은 당초 기대했던 급성장세에는 다소 못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정부의 분양가 규제정책이 장기적으로 ‘약’이 될 수도 있다며 엇갈린 기대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아파트 가격을 좌우했던 요소가 마감재·발코니 등 외장이었다면 앞으로는 디지털홈 시스템이 옵션이 되더라도 고급 주택의 차별화 요인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건설사들이 신축 아파트 단지를 개발할 때 단지나 평형별로 고급·중급·저급으로 나눠 오히려 디지털홈 시스템을 부각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지금까지도 디지털 도어록에서 지능형 정보가전에 이르는 디지털홈은 보급 수준이 걸음마 단계였다”면서 “이 또한 대부분 고급 아파트에 그쳤다는 점에서 정부의 규제정책이 미칠 파급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분양가 상한제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가운데, 그동안 신축 아파트에만 집중했던 시장수요도 올해부터는 리모델링 등 새로운 건설시장으로 돌리려는 움직임이다. 아파트 재건축·분양가 규제가 더욱 강화되는 상황에서 디지털홈 시장의 또 다른 수요 기반을 확보하는 기회로 삼으려는 것이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홈네트워크 시장 규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