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SW 육성 업그레이드 필요하다](중)시장을 더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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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개SW가 몰고 온 SW시장 변화에 대한 업계의 기대가 적지 않다.

 SW 후진성을 면치 못한 우리나라가 SW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도구로 공개SW는 이른바 ‘블루오션’과 같은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는 세계적 컴퓨팅 업체들의 지원 속에 공개SW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정부 육성책에 따라 공개SW를 도입하는 정부기관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업계는 오히려 어려워졌다. 관련업체가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솔루션 시장이 커지지 않는 상황에서 공개SW 육성정책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업계는 입을 모았다.

 ◇“국내 시장 파이 너무 작다”=실제로 국내 운용체계(OS)별 시장점유율을 보면 지난해 국내 리눅스 OS시장 규모는 105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올해는 이보다 11% 늘어난 117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세계 공개SW 시장 성장률은 물론이고 아시아 공개SW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과 일본에 크게 뒤지는 수치다. IDC에 따르면 같은 기간 세계 리눅스 시장은 16.6%, 중국과 일본은 각각 34%와 37%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 현실은 더 어렵다. 공개SW로 대변되는 리눅스 전문업체 수는 줄어들어 ‘리눅스 업계’라는 말 자체가 무색할 정도다. 정부가 공개SW 활성화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당시인 2004년 6∼7개에 이르던 리눅스 배포판 전문업체 중 2년이 지난 지금 정상적인 개발과 영업활동을 진행하는 곳은 불과 2곳 정도다.

 IT벤처기업연합회에 따르면 공개SW활성화전문협의회 소속 업체들은 지난해 경영상태가 전년에 비해 악화됐으며 이는 공개SW 기반 국산 솔루션 제품 부족 현상을 불러온다.

 한글과컴퓨터 관계자는 “시장에서 선전한다는 한컴도 지난해 리눅스 분야에서 만족스러운 매출을 올리지 못했는데 한컴을 제외한 다른 업체들의 사정은 말할 필요도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대로라면 리눅스 분야에 뛰어드는 업체가 늘어나고 기존 업체도 사업 규모가 커져야 하는데 현실은 반대”라며 “정부 주도의 공개SW 육성정책에 수정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리눅스 공급 위주 정책 탈피해야”=공개SW업계의 영세성은 정부정책에 따른 실익이 업계로 곧바로 이어지지 않는 데 있다.

 대표적 예가 공개SW산업 육성을 위해 가장 비중 있게 추진한 정책 중 하나인 ‘공개SW 시범사업’이다. 이 사업은 공공기관 중심의 공개SW 도입 사례를 확보해 공개SW 도입을 촉진해 보자는 취지로 추진됐다. 하지만 시범사업 단계에서 확정된 공개SW 도입사업에만 부분적으로 공개SW가 적용돼 기업이 기대하는 수준의 공개SW 시장 형성이 미흡했다는 평가다.

 시범사업에 참여한 업체 관계자는 “시범사업 대상기관 사전 영업활동을 진행한 업체가 적용업체로 선정돼 정작 공개SW 전문기업 수혜는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도입기관 역시 단편적 리눅스 공급을 통한 시장 활성화에 한계가 있음을 지적했다. 시범기관 실무 관계자는 “리눅스를 도입하려고 해도 기반 솔루션이 빈약해 불안하다”며 “OS보다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 등 시스템SW와 관련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업계는 정부 차원에서 공개SW를 의무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단말기나 자동차 등 미래 수요처를 발굴하는 데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욱제 리눅스원 사장은 “무엇보다 관련업계가 실익을 얻고 더 많은 업체가 공개SW 분야에 진입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며 “국내 솔루션 기업 육성과 연계한 공개SW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