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올해 개봉·방영 예정인 만화 원작 영화 및 드라마
‘키드 갱(연출 조찬주)’ ‘쩐의 전쟁(연출 임화민)’ ‘수(감독 최양일)’ 등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와 영화가 속속 선보이며 올해도 어김없이 만화의 멀티유스화가 진행되고 있다. 드라마 제작사의 기획회의에서는 “재미있는 만화 없느냐”는 물음이 빠지지 않을 정도로 만화 원작에 대한 관심이 상종가를 치고 있다. 이에따라 일반인들도 제작사의 만화선택기준이 관심을 끌고 있다.
영화·드라마 제작사들의 선택기준은 재미있어야 한다는 당연한 조건 외에 △ 캐릭터의 특색이 또렷할 것 △세밀한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할 것 등의 조건이 가미된다. 게임과 달리 SF물이나 팬터지물은 소화하기 어려워 기피된다.
◇캐릭터·스토리·사전 조사 등 따져=인기 있는 만화라고 해서 무조건 영화나 드라마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SF물이나 팬터지물은 드라마로 소화하기 어렵고, 편수가 많아지면 각색작업에서 원작 활용의 어려움이 발생한다.
김현주 올리브나인 드라마팀장은 “캐릭터의 특색이 또렷하고 재미있거나 세밀한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한 작품들을 주로 선정한다”고 밝혔다.
특히 만화는 기존의 드라마에 비해 장르가 다양하고 풍부한 사전조사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 많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려는 드라마 제작사에는 매력적인 요소다.
OCN이 제작할 TV 무비 ‘키드 갱’이 이런 케이스다. 박선진 OCN 편성기획국장은 “캐릭터가 강한 코믹물은 새로운 시도인데다가 키드 갱의 독자층이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등 장점이 많은 작품이다”고 추켜 세웠다.
◇만화완간 이전 드라마화 원작자 양해구해=기획 단계에서 만화 선택이 끝나면 본격적인 판권 계약에 들어간다. 해외만화의 경우 한국 출판사를 통하는 경우도 있지만 주로 작가나 현지 출판사와 직접 계약을 한다. 한국 출판사들은 출판물에 대한 저작권만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드라마 제작사 기획 PD는 “해외 작가, 주로 일본 작가들은 원작에 대한 자부심이 커서 작품이 어떻게 나올지 트리트먼트(시나리오 이전의 간단한 줄거리)를 요구하는 등 계약 조건이 까다로운 편”이라고 밝혔다.
국내 작가들의 작품은 일부 유명한 작가를 제외하고는 출판사가 저작권의 활용을 대행하고 있다.
신영우 작가의 ‘키드 갱’은 완간 이전에 드라마화 하기 때문에 결론이 만화와 달라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원작자에게 양해를 구한 후 계약을 한 경우다.
저작물의 활용도의 범위와 저작권 전체 양도 여부도 이 단계에서 정해진다.
◇판권이후 3∼5년=판권 계약 후 영화로 완성되기까지 짧게는 3년, 길게는 5년이 걸린다. 그러나작품 선택과 계약이 끝났다 해도 제작사에서 드라마나 영화제작 투자를 받지 못해 기획단계에서 프로젝트를 접거나, 제작사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문을 닫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때로 자본력있는 제작사가 잠재성있는 작품을 미리 확보해 두기 위해 계약하기도 한다. 이런 현실에서 계약 단계에서 판권 계약 기간을 명시해 두지 않아 작품을 다른 쪽으로 활용하고 싶어도 못하는 작가가 나오기도 한다.
오태원 대원씨아이 OSMU부장은 “판권 계약 기간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제작사가 다른 회사에 피인수되거나 프로젝트가 공산이 되면 자신의 저작물을 제대로 보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