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공개SW 육성정책이 그 나름의 성과를 거둔 것은 확실하다. 특히 대규모 레퍼런스 확보, 공개SW 확산을 위한 법·제도 개선, 인식 전환을 위한 홍보활동 등에 힘입은 바 크다. 하지만 이는 일방적인 육성정책일 뿐 근본적으로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이용환경 개선이 관건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김정웅 한글과컴퓨터 리눅스사업부장은 “시범사업이나 정책적 의지를 통해 공개SW를 구축할 수는 있지만 이것을 활용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며 “공개SW 기반의 다양한 솔루션 개발과 솔루션이나 핵심업무 적용 등 이용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부정책과 맞물려 이제는 업계 스스로 정부정책에 의존하지 않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병행돼야 할 시기라고 업계는 주장했다.
◇기술이용환경 개선 ‘시급’=업계는 “대부분 공공기관 홈페이지에서 리눅스나 파이어폭스 사용자 접근성이 제약된다”며 “여기에 액티브X를 기반으로 한 전자금융거래, 전자정부 서비스 이용제약이 공개SW 사용 확산에 적지 않은 걸림돌”이라고 단언했다.
특히 데스크톱 리눅스 시장을 획기적으로 확산할 수 있는 촉매제로 게임이 거론되나, 온라인게임 개발 시 다이렉트X 기술 사용으로 리눅스에서 구동되는 온라인게임이 없다. 여기에 주변기기용 드라이버 개발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이선스와 기술 기여 등 공개SW 진영의 핵심활동에서 한국은 사실상 불모지다. 김택완 리눅스파운데이션 한국대표는 “오픈소스 라이선스에 대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업체가 이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오픈소스 산업 육성에 상당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술과 라이선스 문제는 개별 업체가 감당하기에는 벅차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호교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공개SW사업단장은 “발주자가 자발적으로 채택할 수 있는 공개SW 기반 핵심업무용 시스템 구현환경 마련이 필요하다”며 “데스크톱의 경우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리눅스 이용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공개SW 활성화의 기본 축인 커뮤니티 확산을 통한 공개SW 사용자 개발자 저변 확대도 필요하다. 공개SW 활성화에 필요한 공개SW 개발인력을 커뮤니티 개발자 양성을 통해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공개SW 인력수요는 매년 22.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전체 SW 연구개발 인력 대비 공개SW 연구개발 인력은 5.5%에 불과하지만 오는 2010년에는 그 비중이 10.9%로 높아질 전망이다.
◇“업계도 동참해야”=정부 주도의 공개SW 육성작업이 진행되면서 산업의 중심축인 업체들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작았다.
실제로 영세한 업체들이 정부사업을 수주해 기업을 꾸려가는 행태가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실정이다. 이제는 업체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야 할 시기라는 반성적 목소리도 적지 않다.
리눅스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시범사업을 만들기 전에 업체가 전산관리자들의 마인드를 만들려고 했는가 하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야 한다”면서 “이제는 업체도 부족한 기술을 개발하고 인력양성에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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