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방송이 퇴장을 위한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디지털TV 수요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미국은 오는 ‘2009년 2월 17일’을 아날로그 방송 운명의 ‘D데이’로 확정했다고 주요 외신이 전했다. 또 보조금을 포함한 다양한 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을 적극 유도해 나가기로 했다.
전 세계 디지털TV 시장의 50%를 차지하는 미국이 디지털 전환 정책에 앞장서고 이어 유럽·한국·일본 등 주요 선진국이 이를 뒤쫓을 계획이어서 본격적인 디지털 콘텐츠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미 상무부 산하 정보통신관리청(NTIA)은 12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내 전 가구의 디지털TV 전환을 위해 15억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이에 앞서 전 세계 국가를 통틀어 가장 이른 2009년부터 아날로그 방송을 중단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미국 정부는 디지털화를 위해 15억달러를 투자키로 했다. 원래 이 프로그램에 9억9000만달러 예산이 배정됐으나 이번에 추가로 5억1000만달러를 승인했다. 대부분의 예산은 디지털 전환 장치를 포함한 미국 내 전 가정의 디지털화에 쓰일 계획이다. 존 뉴어 NTIA 관리관은 “이번에 최종 보조금 정책이 확정되면서 디지털TV로 전환이 한층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원래 2006년 말을 목표로 2002년부터 모든 TV에 디지털 튜너를 내장키로 하는 등 인프라 구축을 서둘렀으나 법안 확정이 지연되면서 최종 시점이 2009년으로 연기됐으며 이번에 세부 정책을 확정했다.
강병준·정소영기자@전자신문, bjkang@
<뉴스의 눈>
전 세계 디지털TV 시장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미국이 디지털 방송 전환을 위한 세부 정책을 발표했다. NTIA는 내년 1월부터 디지털 방송을 위한 ‘컨버터 박스’ 구입 용도로 원하는 사람에 한해 2장의 40달러짜리 할인 쿠폰을 제공할 계획이다. NTIA는 컨버터 박스를 위한 세부 규격을 확정하고 자체 테스트를 시작한다. 관련 제조업체는 제품을 출시하기 전에 컨버터 박스 생산 계획과 테스트 결과 등을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제출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세부 정책과 규격 안이 확정되면서 미국에서는 관련 수요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전 세계 디지털TV의 선도 국가 격인 미국이 디지털화를 위한 잰걸음을 시작하면서 다른 나라의 행보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미국을 필두로 호주가 2009년 아날로그 방송을 중단하며 이어 일본 2011년, 유럽 2012년 순으로 전면 디지털 방송이 시작된다. 우리나라도 2011년께로 잠정 확정된 상황이다.
미국은 이에 따라 세계에서 처음으로 HD급 디지털 방송을 전면적으로 실시하는 나라로 기록될 전망이다. 또 콘텐츠와 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관련 기술과 산업에서 다른 국가에 비해 우월한 위치를 선점할 가능성도 커졌다.
전 세계 디지털TV 시장도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 업체 인포마에 따르면 지난해 4800만대에 그친 전 세계 디지털TV 수요는 주요 국가의 인프라 작업이 가시화되는 2009년 처음으로 1억대를 넘어서고 이어 2011년에는 1억510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나라별로는 미국이 전체 수요의 58%를 차지해 시장을 주도하며 일본이 20%로, 미국·일본 두 나라가 전 세계 HDTV 시장의 80%가량을 점유할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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