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나노튜브(CNT) 투명전극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이 최근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이 분야 선두주자로서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기술 주도권을 이어가겠습니다.”
지난해 10월 기존의 인듐주석산화물(ITO) 대신 CNT를 적용한 터치스크린 패널용 대면적 투명전극(필름)을 개발, 안팎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던 오상근 탑나노시스 사장(43).
CNT투명전극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원을 시작으로 대림산업과 일본 도쿄공업대, 미국 텍사스A&M대 연구원, 아주대 조교수 등을 거친 그가 연구계를 벗어나 시장원리가 지배하는 산업현장에 내민 첫 도전장이다.
이 필름은 투명한 플라스틱이나 유리 기판에 수십 나노미터(㎚) 두께의 초박막 CNT를 코팅한 제품으로 각종 평판 디스플레이 터치패널 원가의 60∼70%를 차지하는 고가의 기존 ITO 전극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제품개발에 성공한지 6개월이 지난 요즘, 오 사장은 경기도 성남지역에 생산설비 부지를 확보하고 2분기말을 목표로 양산인프라 구축에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양산에 앞서 최근 연속공정 장비 개발도 마무리했다. 평소 차분한 성품과 아카데믹한 인상의 그지만 시장의 선택과 평가를 맞기 위한 채비에 빈틈이 없다.
그는 “CNT 투명전극은 프런티어연구개발사업을 수행하며 얻은 핵심 기술을 토대로 탑나노시스의 응용·생산 기술이 유기적으로 결합돼 완성됐다”며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초기생산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CNT투명전극의 단가·내구성 등 장점을 적극 부각해 개발단계부터 패널업체 등과 연계한 시장진입을 추진, ITO투명전극의 수요대체를 꾀하고 장기적으로는 기존 제품이 적용되기 힘든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으로 영토를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존재하지 않던 ‘새 기술’로 ‘새 제품’ 탄생의 산파역을 수행한다는 목표다.
그는 “CNT 투명전극을 적용해 실제 작동하는 터치패널을 만든 것은 탑나노시스가 처음”이라며 “향후 평판 및 플렉시블디스플레이·전자파차폐·자동차 등 광범위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품소재와 나노기술은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있는 분야가 아닌 만큼 정부와 대중소기업이 참여하는 ‘상생’의 틀 속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그는 “이번 제품처럼 단순한 국산화를 넘어 창조적 개념의 원천기술을 확보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매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etnews.co.kr
사진=박지호기자@전자신문, jiho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