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온라인게임이 없던 시절, 게임은 RPG·액션·어드벤처 등 게임의 특색에 따라 분류됐다. 하지만 온라인게임이 주도하게 되면서 온라인을 지원하지 못하는 게임은 ‘스탠드 얼론’이라는 초라한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스탠드 얼론’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과거 게임은 고독한 유저의 전유물이었다. 현실과 동떨어져 자신만의 공간을 여행하는 즐거움, 두근거림. 게임을 한다는 것은 마치 책을 통해 작가와 독자가 만나는 독서와 같이 게임을 매개로 개발자와 게이머만이 공감할 수 있는 판타지였다.
온라인게임은 이런 벽을 깨고 유저를 틀 밖으로 끌어내 다른 유저와 맞닥뜨리게 했다. 게임은 같이 즐기는 집단 문화가 됐다. 얼마 전 온라인게임 개발회사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나라에서 이제 콘솔 게임 같은 스탠드 얼론 게임을 개발할 노하우가 점점 줄고 있다는 것이다. 혼자서 하는 게임의 재미를 느끼게 할 수 있는 개발자를 찾기 힘들다는 말이다. 하지만 아직 국내 시장에도 스탠드 얼론 게임을 제작하는 개발자가 있다. 바로 모바일 게임이다. 모바일 게임은 온라인과 스탠드 얼론이 공존하는 국내 유일의 시장이다. 모바일 게임이 무너지면 국내에서 스탠드 얼론 게임을 제작해 먹고살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전무해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커뮤니케이션으로 생겨날 수 있는 새로운 게임의 가능성을 열어줬다는 점에서 온라인게임의 성과는 혁명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철저히 개인적인 경험으로 생각됐던 오프라인의 게임에서도 2인용, 4인용 등에서 느꼈던 멀티플레이의 재미는 있었다. 친구를 기다려 같이 즐기던 게임의 기억. 하물며 수만명이 동시에 접속하는 현재의 온라인 시스템에서 느끼는 멀티 플레이의 재미는 과거 어떤 게임 플랫폼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광대하다.
하지만 가끔은 그리워진다. 아무도 없는, 나밖에 없는 공간이. 현실의 연장선상에 놓인 가상 현실이 아닌 현실과 평행한 세계에 있는 개발자의 머릿속을 여행할 수 있는 꿈과 같은 그런 게임이. 그런 게임을 앞으로도 계속 만나볼 수 있다면, 그런 게임을 게이머에게 계속 보여줄 수 있다면 게임 제작자는 무척 행복할 것이다.
<전명진 컴투스 개발부 PD> crazyjeon@com2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