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파가 클까 아니면 뉴욕발 영향이 클까?’
국내 금융시장은 최근 중국발 쇼크(위안화 절상 우려)와 미국발 쇼크(주택담보대출 부실 우려)로 한차례씩 심한 몸살을 앓았다. 그렇다면 과연 양국 가운데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큰 곳은 어디일까? 이번 두차례의 사례만을 봤을때 아직 중국시장이 직접적으로 한국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외국인과 기관의 움직임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차이나’보다는 역시 ‘뉴욕’=지난 2월27일 중국 주식시장(이하 상하이 A)은 8.85% 급락했다. 이날 아시아 주요국의 주가동향을 보면 우리나라가 1.05%(코스피)와 0.24%(코스닥)빠졌고 일본도 0.52% 하락했으며, 대만은 오히려 0.02% 상승했다. 사실상 중국의 주가하락 여파가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러나 문제는 이날 저녁에 개장한 미국 주식시장.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각각 3.29%와 3.86% 폭락하면서 다음날 우리나라의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2.56%와 1.73% 큰 폭 하락했다. 특히 이날 중국 주식시장은 3.95% 큰 폭 반등했음에도 국내 시장은 하락세를 보여, 아직 중국 주식시장이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이에 반해 이번 주에 터진 미국발 악재는 우리나라가 여전히 미국시장에 동조화(커플링)돼 있음을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시간으로 13일 저녁에 개장한 미국시장이 1.97%(다우)와 2.15%(나스닥) 하락하자, 14일 국내 주식시장도 2.0%(코스피)와 1.14%(코스닥) 빠졌다. 그러나 다음날(14일) 미국시장이 0.48%와 0.90% 반등하자, 우리나라 주식시장도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1.39%와 1.86% 비교적 큰 폭 올랐다.
◇외국인·기관도 관심은 ‘뉴욕’=27일 중국 주가 급락에도 국내 주식시장 투자자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957억원과 31억원 소폭 순매도했다. 특히, 외국인투자자는 오히려 335억원 순매수해 중국 쇼크에 반응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미국 주가 폭락 소식이 전해지면서 ‘팔자’가 가속화됐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는 2월28일과 3월2일 이틀간 4997억원, 3845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에 의해 총 8842억원이 주식시장에서 사라진 셈.
이후 2주만에 맞은 미국발 ‘검은 수요일’은 우리나라가 뉴욕시장에 좌지우지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외국인(2726억원 순매도)과 기관(576억원 순매도)은 이틀간 팔아치우는 데 여념이 없었다.
교보증권 이우현 연구위원은 “중국 경제가 전 세계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지만 아직까지 최대 소비국은 미국”이라며 “미국 경기 침체는 전 세계에 타격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미국발 쇼크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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