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SK텔레콤과 KTF 이동전화서비스 고객으로 각각 7, 8년째다. 특별히 좋아서 오래 썼다기보다는 좀 무던한 까닭이다. 예쁜 휴대폰을 찾는다거나 재미있는 기능을 잘 쓰지 않는 것을 보면 확실히 무던하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29일 둘 가운데 하나를 과감하게(?) 바꿨다. 서울 영등포역 앞 지하상가에서 LG텔레콤으로 ‘번호이동’을 한 것. 옛 전화번호를 그대로 옮긴다는 점, 따로 휴대폰을 살 필요가 없이 ‘공짜폰’이 가능했다는 점이 매력이었다. 물론 번호이동을 하지 않았다면 내지 않았을 가입비 3만원을 내야 했으니 ‘100% 공짜’는 아니었다.
번호이동을 한 지 2개월 18일이 지났다. 과연 7∼8년 고객으로 대우받는 게 좋을까, 아니면 번호이동을 하는 게 좋을까. 결론은 바꿀 수 있으면 싸게 바꾸는 게 좋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기자는 무엇보다 항공 마일리지에 웃었다. 최근 360마일을 받았다. 휴대폰을 쓰면서 마일리지까지! 또 일정 구역에서 휴대폰을 시내전화요금으로 쓰는 ‘기분존’ 서비스에 흐뭇했다.
물론 참아야 할 것도 있었다. 우선 20∼30미터 안에서 가능한 ‘기분존’에서 통화하다가 영역 밖으로 걸어나갈 때 전화가 끊길 수도 있다는 점을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기분존에서 벗어날 때에는 매우 조심스럽다. 통화가 끊기면 한 번 더 발신해야 하니까. LG텔레콤 측에 끊기는 이유를 물었더니 “휴대폰(단말기) 불량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렇다니 믿어야겠지만 속 시원하지는 않다. 기분존 밖에서도 통화하다가 끊기는 일이 예전보다 정성적으로 확실히 빈번하기 때문이다.
또 기분존 서비스로 모든 통화를 싸게 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요금고지서를 받아들고 놀라지 않으려면 ‘이용약관’을 잘 살펴봐야 할 것이다. LG텔레콤 관계자도 친절하게 “휴대폰에는 걸지 마세요”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문자메시지 등을 사용한 것은 항공 마일리지 혜택을 받을 수 없고, 모두 1000원당 17마일을 주는 것도 아니다. 역시 약관을 잘 읽어보고 서비스를 선택해야 한다. 기자는 매우 만족스럽다. 조금 참아주는 여유가 있어서다.
이은용차장·정책팀@전자신문, ey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