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RMC사업부 `미운오리`서 `백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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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사업 존폐를 염려했던 LG전자 저장매체·화학소재(RMC) 사업부가 최근 전사적으로 가장 뛰어난 수익률을 올리는 조직으로 변신해 눈길을 끈다.

충북 청주 소재한 RMC 사업부는 LG전자가 최악의 실적으로 추락했던 지난해 약 4000억원의 매출에 수익률 12%를 기록, 전사 차원에서 최고 효자 사업으로 급부상했다. 지난 1985년 사업부 출범이래 1993년까지 거의 10년 가까이 연속 적자에 허덕이던 골치거리였다가, 근래 수년간은 회사 전체에서도 보기 드문 ‘알토란’ 같은 성과를 내며 효자로 변모한 셈이다. 단일 사업부 매출규모로는 아직 왜소하지만 수익률만큼은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RMC사업부는 구시대 유물로 사라져가는 비디오테이프(VCR), DVD·블루레이 등 광 저장장치, 플래시메모리, PC 입출력 장치 등을 생산하는 저장매체 사업과 LCD·PDP용 디스플레이 화학소재를 양대 축으로 생산하는 사업조직. 사업부 출범 당시만해도 VCR 테이프 사업이 주력이었으나 수많은 국내외 업체들과 출혈경쟁을 펼치면서 9년 연속 적자에 시달렸다.

이때부터 ‘생존을 위한 아이디어 관리’라는 자체 혁신활동에 돌입, 생산성 향상과 사업구조 개편 등 뼈를 깎는 대변신에 나섰다. 지난 1993년 시작된 혁신활동의 결과 생산성 증가와 더불어 VCR 등 저부가가치 공정을 축소하는 대신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 개발로 대대적인 사업 구조조정에 성공했다. 덕분에 RMC사업부는 이듬해부터 흑자로 전환한뒤 13년 내리 이익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허명구 RMC사업부장(상무)는 “열악한 시장환경에 주저앉지 않고 끊임없는 경영혁신을 시도한 결과”라며 “시장의 수요에 천착해 이에 맞는 제품과 기술을 업그레이드하려는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 2001년부터 주력 사업으로 육성한 디스플레이 소재 분야는 말 그대로 혁혁한 공을 인정받을만 하다는 게 전사적인 평가다. 지난 2003년 PDP 패널용 소재인 ‘그린시트’를 세계 처음 개발한 것은 물론, 유수의 기업인 ‘3M’이 독점하고 있던 LCD 패널용 소재인 ‘프리즘시트’도 국내 최초로 사업화에 성공했다. LG전자가 LCD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이어 지난 2005년에는 USB 메모리와 MP3를 결합한 ‘UP3’라는 신제품을 개발하고 차세대 광디스크인 블루레이 개발을 강화하는 등 성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 가장 저조한 실적에 그쳤던 LG전자가 올해 바닥을 치고 ‘턴어라운드’를 기대하는 시점에 RMC사업부의 변신을 전사적으로 적극 전파하려는 이유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