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끈끈한 협력관계를 과시해 온 시스코시스템스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통합 커뮤니케이션 시장 진출을 잇따라 선언하며 ‘동반자’에서 ‘경쟁자’로 돌아섰다.
시스코시스템스가 온라인 영상회의 솔루션 분야 1위 업체인 웹엑스를 32억달러에 인수하자 MS도 이에 질세라 웹기반 음성인식 서비스 업체 텔미네트웍스를 2분기 중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두 M&A의 공통점은 유무선 통신과 인터넷전화, e메일, 인스턴트메시징, 영상회의 등을 아우르는 기업용 통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위한 포석이라는 데 있다.
전문가들은 시스코와 MS가 조만간 또 다른 M&A나 추가 투자를 단행하며 통합 커뮤니케이션 시장의 ‘세불리기’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비즈니스위크 등이 전했다. 그러나 두 회사 중 어느 곳이 승기를 잡을 것인지는 섣불리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시스코가 가진 강점은 바로 라우터·스위치 등 네트워크 장비 사업과 무선통신·인터넷 보안사업에서 수 십년 간 다져온 전문성이다. 물론 시스코의 세계적인 유통망도 무시못할 힘이다.
시스코는 또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업체 파이브어크로스, 웹솔루션 업체 리액티비티 등을 인수하며 MS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고객과의 접점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온라인 영상회의 솔루션 시장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웹엑스 인수로 당장 MS의 경쟁솔루션 ‘라이브 미팅 서비스’를 위협하고 있다.
MS는 세계 최고 소프트웨어 업체라는 후광을 통합 커뮤니케이션 시장에서도 톡톡히 볼 것으로 예상된다. 텔미네트웍스 인수계획이 알려지기 무섭게 전망과 파급효과를 저울질하는 월가의 반응이 쏟아지기도 했다. 더구나 윈도와 오피스는 전 세계 기업 대부분이 사용하고 있는 소프트웨어다. 이를 기반으로 통합 커뮤니케이션 솔루션을 출시한다면 파급효과는 엄청날 전망이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