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전업주부 K씨는 소액을 증권계좌에 넣고 투자하고 있다. 집안일 하는 틈틈이 PC로 시세 조회 및 거래를 하고 있지만 매번 부팅시간이 많이 걸리고 거래 프로그램에 접속하기도 번거로웠다.
#2 주식투자를 하는 직장인 J씨는 수익을 거둔 적이 거의 없다. 이익 실현을 위해서는 사는 것보다 파는 시점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바쁜 업무 때문에 매도 시점을 놓치기 일쑤였다.
◇거실에서 사고 판다=최근 들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식 시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투자자가 계좌를 수시로 관리할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매체가 각광받고 있다.
주부 K씨는 TV를 통한 투자로 주식시장에 보다 친숙해질 수 있었다. 청소기를 돌리다가 TV를 켜 시세를 파악하고 리모콘으로 매수주문을 냈다. 드라마를 보다가도 부담 없이 거래를 하게 돼 효율적인 투자를 할 수 있었다. 또 J씨는 최근 업그레이드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의 ‘손절매’ 기능을 이용해 적절한 시기에 팔아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투자 위탁 없이도 시스템 자체가 비서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는 것.
◇증권거래 매체 진화한다=지난해 5월 삼성증권이 TV 증권거래서비스 ‘fnDTV’를 내놓은 이래, 같은 해 12월 한국투자증권과 현대증권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삼성증권의 경우 ARS 거래수수료(0.20∼0.25%)를, 한국·현대증권은 온라인거래 수수료(0.08∼0.50%)를 적용한다. 이용료는 월 3만원 안팎.
HTS에도 차세대 바람이 불고 있다. 가장 많은 투자자가 이용하고 있는 대신증권의 HTS는 ‘U사이보스 글로벌’로 업그레이드 됐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자동 매도주문을 내주는 ‘스탑로스’(손절매)기능, 사용자가 마우스로 차트를 만들면 그와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는 종목을 찾아주는 기능 등을 보강했다. 미래에셋증권에서는 휴대폰 거래시스템을 통해 CMA계좌에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도 내놨다.
◇새로운 매체에는 ‘장벽’=새로운 증권거래 매체에 대한 접근이 쉽지는 않다. TV의 경우, 디지털케이블TV 시청가정이 많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또 증권사와 지역 유선방송사업자(SO)가 개별 계약을 해야하는 관계로 지역에도 제한이 있는 상황. 현재 서울 강남·서초·은평 등 5개구와 김포·부천·청주 등 일부 지역에서만 TV증권거래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가입자수도 미미한 수준. 또 휴대폰 등을 이용한 모바일거래는 수수료 외에 데이터통화료·정보이용료를 따로 내야하는 부담도 있다.
한국투자증권 박래신 e비즈니스 본부장은 “TV거래 시스템은 여러 제약 요소로 인해 아직 가입자가 미미한 수준”이라며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유비쿼터스 시대를 맞아 다양한 플랫폼의 거래시스템이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IPTV를 비롯해 텔레매틱스 등과 연동된 증권거래 서비스도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황지혜기자@전자신문, got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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