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가 19일 대기업의 임금인상 자제를 요청하는 내용의 ‘국내기업의 임금협상에 대한 제언’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상의는 보고서에서 제언 배경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격차를 들었습니다. 지난 2000년 대기업의 월평균 임금은 215만원으로 중소기업의 140% 수준이었으나, 지난해는 349만원으로 153% 가량 벌어졌다는 것이죠. 상의는 격차가 발생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대기업의 우수인재 유치를 위한 초임경쟁’도 꼽았습니다.
보고서를 보면서 심각한 ‘인력구인난’에 시달리는 중소·벤처기업 CEO들은 또다시 가슴을 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구인난이 어제오늘 얘기는 아니지만 최근 우수인재 뽑는게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하는 CEO들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죠. 심지어 ‘채용’은 둘째치고 어렵게 키운 인재들이 대기업으로 줄줄이 빠져나간다고 한숨을 짓는 기업인들도 적지 않습니다.
정부 고위관계자가 언젠가 “물론 힘들겠지만 ‘힘들다 힘들다’고만 말하지 말라. 그러면 아무도 중소기업에 가지 않으려 할 것이다”란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말을 들은 한 중소기업인은 “책임자이니 그렇게 얘기하는 것 아니냐. 대책을 내놓으면 그렇게 얘기를 안 할 것이다”고 항변합니다. 대기업들이 이번 상의의 보고서를 보면서 임금인상 속도를 얼마나 조절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뭔가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않는 이상 대·중소기업간 양극화는 심해지고, 이는 임금차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