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 음란 동영상 실수? 방조?

 야후코리아의 동영상 서비스 ‘야미’에 포르노 동영상이 노출된 데 대해 국내 인터넷미디어 시장에서 열세를 면치 못한 야후코리아의 의도적인 방조가 아니냐는 의혹이 네티즌 사이에 잇따랐다. 6시간 가까이 버젓이 노출됐음에도 모니터링 요원의 실수였다는 야후코리아의 입장이 설득력을 잃고 있는 데다 주요 인터넷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야후동영상’이 순식간에 상위에 올라 이 같은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개요=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6시10분 야미에 남녀의 성행위 내용을 담긴 동영상이 게재, 조회수 2만건을 기록한 사건이 발생했다. 야후코리아측은 뒤늦게 이 사실을 확인, 오후 11시경 삭제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후코리아측은 “인터넷 포털이 제공하는 동영상 및 UCC 서비스는 급속한 UCC 시장 확대에 따른 다양한 부작용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해당 동영상이 블로그를 통해 야미에 자동으로 노출돼 모니터링에 실수가 있었다”고 사과의 뜻을 표명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각 포털의 주요 게시판에 ‘6시간 동안 관리자와 모니터링 요원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일부는 야후코리아가 이른바 ‘노이즈마케팅(좋지 않은 구설수에 올라 마케팅하는 전략)’을 한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기까지 했다.

◇동일 사건 발생 개연상 높다=야후코리아측의 실수이든 방조이든 유사한 사건이 발생할 수 있는 개연성이 매우 높다. 주요 포털을 비롯한 동영상 UCC미디어 업체들이 각기 자체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지만 스스로 모니터링의 한계를 공공연하게 거론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일부 UCC 전문사이트들은 출처가 분명치 않은 성인·엽기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업로드하며 노출 수위가 상당히 높은 것도 적지 않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UCC사이트에 대한 감시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방송사의 저작권 침해 주장도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됐다. 저작권 침해 영상에 대한 모니터링 조치 강화가 방송사의 핵심 요구사항이지만 대형 포털마저도 아직 완벽하게 거르지 못하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전망=야후코리아는 19일 오후 공식 발표를 통해 동영상 업로드 기능을 전격 중지했다. 동영상 업로드 제한 기능 강화와 모니터링 강화도 약속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인터넷미디어 사업자들이 다양한 콘텐츠 게재에 대해 방조 여부를 떠나 ‘고의’든 ‘사고’든 언제든지 ‘개입(?)’ 가능하다는 점에서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UCC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회의적인 시각에도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지적됐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