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업체인 넥슨이 자사 온라인 게임의 주인공인 ‘배찌’와 ‘다오’를 세계적인 게임 캐릭터로 육성키로 한 것은 국내 게임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명색이 온라인 게임 종주국인 우리나라에 아직까지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한 게임 캐릭터가 없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이웃 일본이 비디오 게임의 태동기였던 지난 1985년에 ‘마리오(닌텐도)’를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포켓 몬스터’ ‘젤다’ 등 세계적 게임 캐릭터들을 잇달아 내놓고 세계 게임기 시장을 석권했다는 것을 우리 게임업계는 귀감으로 삼아야 한다. 이제라도 일본의 슈퍼 마리오나 포켓 몬스터 등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해 국산 게임 캐릭터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는 데 업계가 함께 머리를 짜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게임 캐릭터를 배출할 만한 산업적인 토양을 갖추고 있다. 리니지·카트라이더 등 온라인 게임이 중국·대만·태국 등 아시아 시장을 발판으로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례로 넥슨의 게임 캐릭터인 배찌와 다오가 등장하는 온라인 게임의 누적 이용자 수가 전 세계적으로 각각 1억5000만명과 1억2000만명에 이른다는 사실은 이제 세계적인 게임 캐릭터가 우리나라에서도 나올 때가 됐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앞으로 게임산업 전반에 세계적인 게임 캐릭터를 육성하려는 노력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국내 게임업계가 세계적인 게임 캐릭터를 배출하기 위해선 원소스 멀티유스(One-source Multi-use) 전략을 하루빨리 정착시키는 게 시급하다. 단순히 게임 사용자나 접속자를 늘리는 것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만화·영화·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콘텐츠 분야와의 제휴 및 협력을 통해 게임 산업의 외연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작업이 선결돼야 한다. 이미 원소스 멀티유스 전략은 만화·영화·게임·애니메이션·드라마 등 장르를 불문하고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게임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영화 등 콘텐츠 제작을 활성화하고 완구·서적·문구 등의 분야에까지 확대 적용해 캐릭터의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이는 작업이 빨리 이뤄져야만 게임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세계 무대로 한층 도약할 수 있다. 물론 만화·영화·애니메이션에서 이미 이름을 날리고 있는 대중적인 캐릭터들을 게임 쪽에 활용하려는 노력도 병행돼야 할 것이다.
하지만 원소스 멀티유스 전략이 말처럼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동안 만화·애니메이션·방송 등 분야를 중심으로 여러 차례 원소스 멀티유스 전략이 추진됐으나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는 것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장르 간 교류가 물리적인 수준에 그치고 치밀한 마케팅 전략이 부재할 경우 원소스 멀티유스 전략은 한낱 ‘빛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더욱 치밀한 제휴 마케팅 및 브랜드 전략이 세계적인 게임 캐릭터를 육성하는 지름길이다. 정부와 게임 유관단체들도 장르 간 교류를 더욱 활성화하고 전문인력 양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만 우리나라가 게임강국으로서의 명성을 유지해 나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