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CeBIT 2007]결산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통신 박람회 ‘세빗(CeBIT) 2007’이 21일(한국시간) 막을 내린다.

이번 전시회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은 정보통신 AV가전, 디지털정보기기 등 모든 분야에서 IT강국 코리아의 위상을 한층 높였다. 특히 휴대폰과 LCD TV, 프린터는 관람객들의 발길을 묶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글로벌 거대 기업인 노키아, 모토로라, LG전자, 필립스, HP 등 국내외 대형 IT 및 정보통신 업체들이 불참하게 되면서 분위기는 예년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올해 세빗의 가장 큰 특징은 ‘IT 콘텐츠’와 컨버전스다.

디지털 가전과 IT 기기간 구분은 거의 무너졌다. 삼성전자, 파나소닉, 샤프 등 대부분의 디지털 가전 업체들이 디지털TV에서 PC, 휴대폰에 이르는 다양한 제품군을 함께 선보였다. PC 관련 제품은 점차 가전화하는 양상을 보였고, 가전 제품에는 더 많은 IT 관련 기술이 내장돼 한층 똑똑해진 기능을 선보였다.

프린터부문에서는 신제품 경쟁이 치열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초소형 컬러 레이저 복합기 ‘CLX-2160N’ 등 소비자와 기업용 시장을 겨냥한 프린터 신제품을 선보인 반면 일본 프린터 업체인 브라더와 교세라도 컬러 레이저 신상품을 내놓고 경쟁의 화살을 당겼다.

프린터 부문에서 또 다른 특징은 협력업체와 연계해 솔루션을 대폭 강화했다는 점이다. 이제 프린터는 제품만을 판매해서는 시장에서 살아 남을 수가 없다. 기술의 컨버전스가 이뤄지면서 토털솔루션 기업들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박종우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은 “프린터, PC, 모니터 등의 경우 창조적이고 혁신적이 제품을 지속적으로 창출 하겠다”며 “앞으로 B2B 비즈니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매출 외형 확대와 수익성 증대에 주력 하겠다”고 말했다.

심각하게 가격경쟁력이 이뤄지고 모니터부문은 이제 17인치 모니터에서 22인치 모니터로 급하게 시장이 변하고 있다. 이것은 윈도비스타가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휴대폰은 슬림을 기본으로 하면서 차별화된 기술을 앞세운 제품들이 두드러졌다.

지난달 열린 3GSM에서 ‘올해 최고 휴대폰상’을 수상한 ‘울트라에디션 12.9’에 메탈릭실버 컬러를 입힌 ‘D900i’와 세계적인 팝가수 비욘세를 모델로 한 뮤직폰(F300)을 선보여 관심을 모았다..

소니에릭슨도 워크맨폰 시리즈 등 뮤직폰을 집중 전시했다. 특히 3GSM에서 첫 선을 보인 워크맨폰인 w880은 이번 전시회에서도 관람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 유럽통신업체인 T모바일은 모바일 TV를 시연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공동전시관을 마련해 참가한 국내 중소업체도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KOTRA 함부르크 무역관은 이번 전시회에서 상담액 총 7억달러, 실 계약금액 1억50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관을 찾은 내방객도 6만여명, 바이어는 약 7천여명을 기록했다. 선보인 제품 중에는 DVR, DVD 플레이어, UMPC, MP3 플레이어, 셋톱박스 LCD TV, 무선 디지털 마우스 등이 특히 좋은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쉬움이 많이 남는 전시회였다. 세계 1위의 휴대폰 제조업체인 노키아가 불참한 가운데, 참여한 세계적인 기업들도 전시회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였다. 비 내리는 하노버의 하늘 만큼이나 폐막을 앞둔 전시장의 분위기도 매우 어두워 보였다.

하노버(독일)=김동석기자@전자신문, d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