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매각협상 계속이냐 독자 회생이냐를 놓고 최종 판가름날 것으로 예상됐던 대우일렉의 진로가 또 다시 당분간 불투명한 앞날을 예고하고 있다. 매각협상 대상자였던 인도 ‘비디오콘-리플우드’ 컨소시엄측이 최근 다소 진전된 양보안을 제시하면서, 독자회생쪽으로 기울던 채권단의 분위기가 매각협상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기 때문이다.
자산관리공사·우리은행 등 대우일렉 채권단은 20일 우리은행에서 실무회의를 갖고, 비디오콘 컨소시엄이 전달해 온 최종 협상안을 놓고 협의를 벌였으나 뚜렷한 결론은 내리지 못했다. 대우일렉 채권단은 당초 지분 전액감자와 부채의 10년이상 장기분할상환을 인수조건으로 내세운 비디오콘 컨소시엄의 협상안에 대해 대우일렉 지분 일부를 되넘기도록 비디오콘측에 최종안을 제시한 바 있으며, 비디오콘 컨소시엄이 이에 대해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비디오콘 컨소시엄이 다소 전향적인 자세로 돌아서면서 다시 매각협상의 물꼬는 열렸으나, 결과는 여전히 미지수다. 비디오콘 컨소시엄이 전해온 최종 안에는 △장기간 대우 브랜드를 독점 사용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을 전제조건으로 삼으며 △담보 채권과 우선상환 채권을 분리 해결하는 등 채권단 내부에서도 의견정리가 쉽지 않은 조건들이 담겨있는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비디오콘측이) 종전보다 다소 나아진 제안을 해오긴 했지만 현재로선 당장 이해득실을 따지기 어려운 조건들”이라며 “아직 내부적으로도 입장을 정리하지 못했으며, 더욱이 채권단 전체의 의견을 통일하기에는 좀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