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게임업체인 미국 일렉트로닉아츠(EA)가 한국 네오위즈에 1000억원(1억500만달러)을 투자한다. 한국 온라인게임산업 10년 역사상 경영권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해외 메이저 게임기업이 한국에 직접 지분 투자를 한 금액으로는 가장 큰 규모다.
양사는 20일 EA가 네오위즈의 제3자 배정방식 유상증자에 참여, 자사주를 제외한 의결권 주식의 약 19%(보통주 15%+매수우선권 4%)를 1억500만달러에 인수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EA는 다음달 분할되는 지주회사 네오위즈와 게임전문회사 네오위즈게임즈의 2대 주주로 올라선다. 1대 주주 지위는 기존과 같이 나성균 사장이 유지한다.
양사는 또 EA가 보유하고 하고 있는 세계적 인기 게임타이틀 4종을 PC온라인 버전으로 공동개발하고, 첫 공동 개발 게임을 내년 초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4종은 공개하지 않았으며 시장성과 흥행성을 점검해 양사 합의하에 순차적으로 결정해 나갈 계획이다. 이 가운데 최소 2종은 네오위즈가 한국과 일본에서 퍼블리싱권을 갖는 조건도 포함됐다.
래리 프롭스트 EA 최고경영자(CEO)는 “네오위즈가 ‘피파온라인’의 성공을 통해 보여준 전문적인 지식과 노하우를 높이 평가한다”며 “빠르게 성장하는 아시아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EA 게임의 온라인화 성공을 보장하는 훌륭한 파트너라고 확신한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뉴스의 눈
이번 사례는 액토즈소프트·그라비티와는 판이한 성격을 띤다. 액토즈가 중국 샨다에, 그라비티가 일본 소프트뱅크 계열에 대주주 지분을 넘기면서 사실상 경영권을 넘긴 경우라면 네오위즈는 경영권을 보전하는 가운데 외국 자본이 주가에 대한 정당한 시가를 반영하고 지분 투자를 해온 경우다.
1대 주주인 나성균 사장은 향후 분할될 지주회사 네오위즈와 네오위즈게임즈의 보유지분이 19%대에서 16.58%로 3%포인트가량 낮아지지만, 2대 주주인 EA와의 지분 격차 또한 3%포인트가량 유지된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EA의 지분 전량 매입 가능성에 대해 최관호 부사장은 “이전 EA의 미식스튜디오·잼닷 인수 사례를 들어 100% 매입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지만, 주주가 분산돼 있는 상황이고 엄연히 대주주의 경영권이 존재하는 상황에선 힘들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2대 주주에서 3대 주주로 내려 앉기는 했지만 여전히 네오위즈 공동창업주로서 자리하고 있는 장병규 사장이나 회사 보유 자사주 지분까지 현 경영진 우호지분에 포함시킬 경우 경영권은 더욱 탄탄해진다.
남은 관심사는 4개 공동 개발 타이틀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우선은 ‘배틀필드’ ‘메달오브아너’ 등 EA가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1인칭 슈팅게임 2개가 영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온라인 FPS게임은 이를 한국 시장에서 대중적으로 보급하는 데 성공한 네오위즈가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분야고, EA측도 이 부문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공감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피파온라인의 맥을 이어 NBA 농구게임, 야구게임 등 스포츠게임 1종과 ‘니드포스피드’로 대표 되는 레이싱게임이 추가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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