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가 좋아요]LPL 마라톤동호회 `RUN LOVE`

LG필립스LCD 마라톤동호회 ‘RUN LOVE’ 회원들은 국내 각종 마라톤 대회에 빠짐없이 참가하며 완주기록을 세우고 있다.
LG필립스LCD 마라톤동호회 ‘RUN LOVE’ 회원들은 국내 각종 마라톤 대회에 빠짐없이 참가하며 완주기록을 세우고 있다.

지난 18일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가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역전 우승하던 날. LG필립스LCD(LPL) 마라톤 동호회 ‘RUN LOVE’ 회원들은 이날의 감격을 잊을 수가 없다. 이봉주의 우승과 함께 대회에 참가한 회원 5명 전원이 42.195㎞ ‘마의 코스’를 완주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들 5명은 이날 대회를 위해 새벽 3시에 구미에서 서울행 버스에 몸을 실었던 상황.

 “힘든 여정이었지요. 하지만 동료의 숨소리를 들으며 함께 호흡을 맞추다 보니 끝없어 보이던 결승점이 한 걸음씩 한 걸음씩 다가왔어요.” 정석주 RUN LOVE 회장(LTPS TFT 제조반)은 동료와 함께 완주의 기쁨을 누리던 순간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LPL의 마라톤 동호회 ‘RUN LOVE’는 2002년 월드컵이 열리던 해에 구미공장 마라톤광들이 의기투합해 결성했다.

 현재 회원은 19명. 이 가운데 4명은 파주공장 소속이다. 처음에는 단지 건강을 위해 달리는 것이 고작이었지만, 이제 대부분의 회원들이 완주 기록을 가질 정도로 마라톤광이 됐다. 회원 가운데는 2시간 50분대의 프로급 마라토너도 탄생했다.

 사실 하루 24시간 3교대로 운영되는 LCD업체의 특성상 단체 마라톤이나 훈련은 쉽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회원들은 일과가 끝나면 수시로 공장 인근 동락공원에서 달리곤 한다. 대회가 다가오면 2주전부터 함께 식단조절에 나서며 단체훈련에도 돌입할 만큼 열성적이다.

 “마라톤은 비타민 같은 것이죠. 뛰면 뛸수록 건강은 물론 삶에 대한 활력이 더욱 커지니까요.”

 2003년부터 활동하고 있는 환경기획팀 박혜숙 간호사는 극한 운동인 마라톤을 통해 무슨 일이든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 같다며 마라톤 예찬론을 펼쳤다.

 동호회 총무를 맡고 있는 심우헌씨(P7 TFT 장비1반)도 “회원 평균 나이가 37세로 다소 많은 편이지만, 마라톤으로 젊음과 활기를 되찾으면서 일은 20대 젊은 친구들보다 더욱 열심히 한다”며 거들었다.

 “마라톤은 타고난 재능이 아닌 오로지 연습과 인내로 판가름 나는 솔직한 운동입니다. 그래서 인생을 마라톤과 같다고 하나봐요.” 이번 대회에 출전한 회원들의 마라톤 예찬론은 그치질 않았다. 마라토너들이 이끄는 회사의 미래는 어떨까.

 “세계 최강 LCD업체를 향한 레이스의 골인점도 쉽게 다가오지 않을 거에요. 숱한 시련을 묵묵히 인내하고 돌파한 뒤에야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죠. 이봉주도 그렇잖아요.” 작년에 회사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는 질문에 이들은 레이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