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대학을 찾아서]이대 지능형 나노바이오소재연구소

최진호 지능형나노바이오소재연구소장이 연구원들과 연구성과를 점검하고 있다.
최진호 지능형나노바이오소재연구소장이 연구원들과 연구성과를 점검하고 있다.

DNA의 100개 염기 서열에 고유 비밀암호를 이용한 개인정보를 담은 다음, 이를 나노주머니에 넣어 차량의 페인트에 첨가한다면…

뺑소니 교통사고 근절이 가능하다. 차가 접촉하면서 묻은 약간의 페인트로 차주를 비롯한 차량 정보를 단번에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5년 설립된 이화여대 지능형나노바이오소재 연구소(소장 최진호)에서는 나노소재 연구를 통해 실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과학기술부로부터 우수연구센터(SRC)로 선정돼 지원을 받으며 나노 전문가 19명이 연구에 매진 중이다.

이 연구소의 키워드는 ‘융합’이다. 나노기술(NT)과 바이오기술(BT)의 접목으로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발표하는 기술마다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DNA 염기서열을 이용한 정보기록 방법은 국내 뿐 아니라 베이징TV, 로이터 등 세계 유수 언론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가시적인 성과도 화려하다. 설립 만 2년이 안돼 특허가 23건에 이르고 관련 논문도 90여편을 헤아린다. 나노주머니에 순수 비타민C를 넣어 개발한 미백 화장품은 이미 시중에 판매되고 있고 나드리화장품과 제휴를 통해 관련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또 일동제약, 동아제약 등의 산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기초연구를 상용화하는 데도 앞장 서고 있다.

연구는 △무기-바이오 의약전달 나노소재 △생물질 센싱 유기-바이오 혼성 나노소재 △지능형 나노바이오 복합소재 3개의 총괄그룹으로 나눠 진행중이다. 제1총괄그룹은 특정 부위에서 효력을 발휘하는 ‘표적지향형항암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목표는 나노입자로 만들어진 전달물질(딜리버리비히클)에 약물을 실어 특정 암세포에 도달하도록 하는 의약전달체계(DDS)를 개발하는 것. 이를 이용하면 항암치료로 인한 각종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 이 치료법은 이미 동물실험에 성공한 바 있다. 또 몸속에 들어가면 젤리형태로 변하는 물질을 이용해 장기간에 걸쳐 인슐린이 소량씩 분비되도록 하는 치료법도 개발중이다. 이를 통해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하는 당뇨병 환자들의 불편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진단물질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제2총괄그룹에서는 ‘지능형 형광화학센서’ 등의 개발을 통해 신체 상태와 각종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연구중이다. 유기-바이오 혼성 소재 기술과 나노 기술을 접목시켜 바이오물질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연구,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와 함께 제3총괄에서는 이런 치료·진단물질을 싣고 가는 나노 소재가 신체에 해를 끼치지 않도록 소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황지혜기자@전자신문, got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