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세계 최고!”
세계 시장 점유율 1, 2, 3위를 달리는 스토리지 업체 최고위 임원들이 1주일 사이 잇따라 방한, 치열한 기세 싸움을 벌였다.
우선, 21일에는 EMC 차기 CEO 후보주자중 하나로 꼽히는 데이비드 도나텔리 총괄 부사장이 내한했다. 23일 휴 요시다 히타치데이터시스템즈(HDS) CTO도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이에 앞서 15일에는 네트워크어플라이언스의 제임스 라우 창업자가 방한했다.
모두 해당 기업의 최고 권위자들로 이들의 행보는 그 자체가 이 분야 뉴스거리일 정도였다. 이들은 방한한 날부터 상대기업에 대해 각을 세웠다.
요시다 HDS CTO, 제임스 라우 넷앱 창업자는 업계 1위인 EMC를 겨냥했다. 요시다 HDS CTO는 “EMC는 기업 확장 엔진을 단순 M&A에서 찾지만, 우리는 가상 기술에서 성장엔진”을 찾는다고 말해 한국에서도 가상화 영업에 집중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스토리지 차세대 통합은 가상화 기술 없이는 불가능한데, EMC 가상화 솔루션인 인비스타의 구축 사례를 별로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HDS는 전세계 5000개 사이트에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을 실제 공급하고 이 중 2500개 기업이 가상화 형태의 스토리지를 쓰고 있는 가상화 스토리지 1위 업체”라고 말했다.
제임스 라우 넷앱 창업자는 SAN(Storage Area Network)을 내세워 대기업 영업을 본격화 할 것임을 선언했다. 대기업 SAN 시장은 EMC의 텃밭으로 꼽힌다. 라우 창업자는 삼성 계열사를 비롯해 대형 제조업체를 방문하는데 대부분 일정을 할애했다. 2번째 방한이지만, 직접 고객사를 챙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넷앱 지사 인원도 당장 30∼40% 확대키로하는 등 한국 시장 지원과 마케팅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도나텔리 EMC 총괄 부사장은 “외장형스토리지 하이엔드부터 로엔드까지 모든 분야에서 1위”라면서 직원과 협력사, 고객사와 잇따라 만나 ‘업계 1위’와 ‘인프라 매니지먼트(IM)’라는 새 비전을 공유하는 데 힘을 쏟았다. 그는 “우리는 데이터 보호와 저장, 관리와 최적화에 이르는 IM 관련 모든 솔루션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특히 최근 인수한 보안 업체 RSA의 역대 최고 실적, VM웨어의 올해 매출 1조 돌파로 EMC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도나텔리 부사장은 “IBM, HP, 썬 등 대다수 업체들이 스토리지 경쟁에서 퇴출당하다시피 했고 곧바로 OEM 영업으로 돌아섰다”면서 “EMC는 올해도 1조4000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해 지속적으로 리더십을 유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