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상장사 시큐어소프트가 26일 올들어 주식시장에서 처음으로 상장폐지를 위한 정리매매에 들어갔다. 시큐어소프트는 지난달 감사의견 거절로 퇴출 사유가 발생하자 재감사를 통해 위기를 벗어나려했지만 재감사마저도 의견거절이 나왔다. 이 회사는 마지막 수단으로 지난 23일 정리매매 정지를 위한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접수했으나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아 퇴출 수순을 밟게된 것이다.
12월 결산 상장기업의 2006사업연도 보고서 제출 시한인 3월말이 임박하면서 이른바 ‘증시 살생부’에 오른 기업과 이들에 투자한 주주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해당 기업은 이달 말까지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한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주식시장과 작별을 고하게 된다.
◇‘나 떨고 있니?’=25일 현재 감사의견 및 자본잠식 등의 사유로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상장사는 유가증권시장 3개사, 코스닥 8개사 등 모두 11개사.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삼보컴퓨터 등 중견기업이 자본전액잠식 사유로 퇴출대상에 올랐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솔빛텔레콤·씨엔씨엔터프라이즈 등이 감사의견 문제 및 자본잠식 등으로 인해 퇴출 경고를 받은 상태다.
◇위기탈출 안간힘=이들 기업은 퇴출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저마다 자구책을 마련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유상증자(큐론, 이레전자), 재감사(엠피오, 예일바이오텍) 등을 통해 이달말까지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하려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이같은 자구책을 통해 기사회생한 기업도 나왔다. 코스닥상장사 여리인터내셔널의 경우 지난 19일 자본전액잠식이 확인돼 퇴출대상에 올랐으나 지난 23일 자본잠식을 해소한 감사보고서를 제출, 퇴출 위기에서 벗어났다.
◇퇴출되면 휴지조각=하지만 이같은 자구책이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는 만큼 이들 기업 주식을 갖고 있는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최소한의 투자자 보호를 위해 최종 상장폐지에 앞서 7거래일간 정리매매가 진행되지만 거래 성사가 힘들고 거래가 된다고 해도 큰 폭의 투자손실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시큐어소프트는 정리매매 첫날인 26일 기존 주가의 5분의 1에 불과한 가격에 매매됐다.
증권선물거래소측은 “기업 실적은 단기간에 개선되기 쉽지 않은 만큼 우량기업과의 합병 등 근본적인 수익구조의 변화나 충분한 자본확충이 없으면 상장폐지 위험이 크다”며 투자자들에게 신중한 판단을 주문했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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