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중국 반도체 공장 건설 공식 발표

인텔, 중국 반도체 공장 건설 공식 발표

 인텔이 중국 다롄에 4년 간 25억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건설할 계획임을 공식 발표했다.

 26일 중국을 방문한 폴 오텔리니 인텔 회장<사진>은 “인텔 최초의 중국 내 반도체 생산 공장을 짓기로 중국 정부와 합의했으며 이르면 오는 7월 공장 건설에 착수해 오는 2010년부터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2주 전 중국 정부가 인텔의 중국 내 반도체 공장 설립을 승인했다고 발표한 데 대해 내내 침묵을 지켜왔던 인텔이 공개석상에서 처음으로 공장 신설을 기정 사실화한 것이다.

 인텔은 1985년 중국에 진출한 이후 상하이·청두의 반도체 시험·패키징 공장 및 베이징과 상하이의 R&D센터 등을 건립했으나 반도체 생산 공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롄에 세워질 공장은 300㎜웨이퍼로 PC와 휴대폰의 핵심 부품을 만들게 되며 현재 반도체 공정인 90나노 공정이 적용된다. 인텔은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게 되면 추후 65나노 이하 차세대 공정으로 업그레이드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

 

◆뉴스의 눈-현지 교두보 마련

 인텔의 중국 내 반도체 공장 설립 계획은 2005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반도체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의 막강한 위력을 시사하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인텔은 지난 22년간 중국 시장에 투자한 13억달러의 두 배 가까운 25억달러를 다롄 공장에 쏟아 붓기로 하면서 단숨에 주요 글로벌 기업의 역대 중국 투자 실적을 제치고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게 됐다.

 유례없는 투자를 단행한 배경에는 무엇보다 오는 2011년 1110억달러 규모가 될 중국 반도체 시장에 현지 교두보를 마련하려는 포석이 깔려 있다. 인텔은 반도체 가격 폭락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세계 10대 반도체 업체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으며 AMD·삼성전자 등 경쟁업체의 끈질긴 추격을 받고 있다.

 인텔의 90나노 반도체 공장 설립이 미국 정부의 대 중국 첨단기술 수출 제한 정책 노선을 바꾸는 기폭제가 될 지 여부가 또다른 관전 포인트다. 미국 정부는 1996년 체결된 전략물자 수출 관련 국제조약인 바세나르협정에 의거해 군사적 목적으로 쓰일 가능성이 있는 첨단기술의 중국 수출을 통제해 왔으며 반도체 기술의 경우 90나노 공정까지만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인텔과 중국 정부가 이 마지노선을 65나노 아래로까지 끌어내리기 위해 미국 정부와 끊임없는 교섭을 진행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고 있으며 이런 가운데 EE타임스는 미국 상무성 관료의 발언을 인용, 미 정부가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IT수출 제한을 완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