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를 세계 제일의 대학으로 만들 테니 1000억원을 대출받게 해달라. 대신 내부 혁신을 위해 테뉴어(종신고용)제와 새로운 등록금 시스템 등을 올해부터 시행 중이다.”
서남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은 28일 정기 이사회를 앞두고 26일 KAIST 본관 1층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금융권에서 이미 1000억원의 대출 약속을 받았다”며 “이사회도 KAIST의 규모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키우기 위해 대출에 동의해 달라”고 강력하게 주문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날 서 총장은 KAIST 5개년 계획 설명과 함께 “교수 수를 현행 421명에서 700명, 학부 학생 수는 700명에서 1000명으로 늘려야 한다”며 이를 위해 대출받을 경우 가장 빚이 많을 때가 최대 350억원에 이자만 15억원가량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 총장은 이와 함께 “내부개혁을 위해 올해부터 새 테뉴어 제도와 새로운 등록금 시스템을 도입해 운용한다”며 “교수들도 1주일에 최소 60∼80시간은 일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스템에 따르면 전체 교수 421명 가운데 테뉴어로 지정된 186명의 교수를 제외한 235명을 대상으로 임용 7년차 때 심의해 최소 10%에서 최다 20∼40% 퇴출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심의대상은 매년 30∼40명에 이를 전망이다. 실제 KAIST는 최근 실시한 정교수·부교수 9명을 심사해 2명을 떨어뜨렸다. 각 학과장이 분야별로 해외 석학 4∼5명에 평가서를 보내 일정 점수 이하로 나오면 모두 탈락시키게 된다.
서 총장은 또 IT가 성장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일부 보고서에 대해 “향후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모르는데 (일부 전문가들이) 한정된 지식으로 비전을 논하고 있다”며 “30년 전만 해도 셀룰러폰이나 컴퓨터가 이렇게까지 보편화할 줄 어찌 알았겠느냐”고 지적했다. 또 관심을 모았던 ICU와의 통합은 교수·학생·직원의 뜻을 존중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