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문을 연 원주시의 구곡초등학교와 태장중학교. 두 학교 직원과 학생들은 교내 어디서나 무선으로 인터넷에 접속한다. 컴퓨터교육실과 행정실은 물론이고 교실 등 곳곳에 무선 액세스포인트(AP)를 설치했기 때문이다.
행정실과 각 학급에는 유무선 인터넷프로토콜(IP) 단말기가 있다. 전화기(와이파이폰)를 들고 다니며 무선 인터넷전화(VoIP)로 통화할 수 있다. 올 IP망을 기반으로 무선 음성통화와 데이터 전송을 동시에 구현한 것은 국내 학교는 물론이고 기업에도 극히 드문 사례다.
이태진 원주교육청 시설담당관은 “모바일 IP전화 및 무선 인터넷 도입으로 교내 환경과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며 “특히 무선 랜카드를 장착한 컴퓨터만 있으면 교실과 야외에서도 인터넷 수업이 가능해져 이동성과 편리성이 극대화됐다”고 말했다.
일선 학교가 첨단 IP 네트워크의 테스트베드로 떠올랐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각급 학교가 무선 IP망과 인터넷전화 등 첨단 통신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살아있는 첨단 통신 현장으로 탈바꿈했다. 통신비 절약 등 도입 효과도 크지만 미래 꿈나무들에게 미래 통신을 체험하는 교육 기회를, 구축 사업자에게는 구축 노하우를 쌓게 해주는 보이지 않는 효과가 더욱 크다.
올해 개교한 구곡초등학교와 태장중학교는 지난 2005년 건물 설계 때부터 무선 IP망 구축을 염두에 뒀다. 프로젝트에는 삼성전자 협력업체인 JNS일렉트론(대표 권오성)과 무선 솔루션업체 인텍앤컴퍼니(대표 임광호)·대신네트웍스(대표 김천환) 등이 공동 참여했다. 삼성전자 오피스서버 ‘7400’ 및 스위치 라우터 ‘유비게이트’ 장비와 아루바의 무선랜 스위치 및 AP시스템을 활용해 통합 무선망을 구현했다.
원주교육청 관계자는 “일선 학교가 차세대 네트워크 환경을 앞서 체험할 수 있도록 교내 전체에 통합 무선망을 도입했다”며 “앞으로는 각 학급에 디지털TV와 무선 영상장비(셋톱박스)를 도입, 첨단 멀티미디어 학습 환경도 구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대학교는 VoIP를 도입한다. 경기도 교육청에 이어 서울대의 도입으로 일선 공공기관 및 교육기관을 중심으로 VoIP의 거침없는 확장세가 점쳐졌다.
종합 무역 및 정보통신 서비스 기업 SK네트웍스(대표 정만원)는 서울대학교에 VoIP 서비스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최근 경기도 교육청의 일선 기관 및 학교 단체의 VoIP 구축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SK네트웍스는 서울대학교 사업까지 수주해 학교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SK네트웍스 측은 “국내 대표 대학이 도입함으로써 대학가에도 VoIP 바람이 거세게 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기업용 시장과 달리 답보 상태인 개인용 VoIP 시장을 확산시키는 효과도 기대했다. 비교적 얼리어답터인 대학생과 대학 관계자들이 VoIP를 쓰면서 입소문을 탄 활성화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서울대학교는 이번 VoIP 구축을 통해 기존 유선전화 대비 연 20%의 전화비를 절감할 것으로 기대했다. VoIP 도입을 계기로 노후된 IT 장비를 현대화하고 IT 선도 대학으로 변모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SK네트웍스는 인터넷 전화 통화 품질 향상을 위해 인터넷 연결망 및 게이트웨이 장비를 이중화했으며 이를 통해 완벽한 통화 품질을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VoIP 품질에 대한 불신을 제거하는 큰 효과를 기대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IT시대에 걸맞은 선두 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한 일환으로 추진한 인터넷전화 설치는 타 대학과의 차별화 및 IT설비의 고도화로 우리 대학의 위상을 높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상돈·김민수기자@전자신문, sd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