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이상의 실적이다.”(MS) VS “판매량에 허수가 있다.”(가트너)
미국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비스타의 판매 실적을 공개하자 시장조사 업체들이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27일 AP통신에 따르면 MS는 지난 2월 한 달간 신규 PC 운용체계(OS)인 윈도비스타를 2000만개 판매했다고 밝히며 2001년 발매한 윈도XP보다 판매 속도가 빠르다고 주장했다.
MS 측은 “윈도XP는 출시 2개월 동안 1700만개가 판매됐지만 윈도비스타는 2월 한 달에만 2000만개를 달성했다”면서 “이는 우리의 기대를 뛰어 넘은 실적”이라고 강조했다.
MS의 발표대로라면 한 달 실적으로 비교했을 때 윈도비스타가 윈도XP보다 약 2.6배나 많이 팔린 것이다. 하지만 이는 2001년과 2007년 PC 시장 규모 차이를 감안하면 의미 있는 수치가 아니라는 지적이 곧바로 제기됐다.
세계적인 시장조사 업체인 가트너그룹 마이클 실버 부사장은 “현재 PC 시장 규모는 윈도XP 당시보다 2배 가량 증가했다”고 꼬집으며 “이를 감안하면 윈도비스타의 판매량이 더 늘어 났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트너에 따르면 2002년 PC 시장 규모는 5100만대였으며 올해는 9600만대다.
또 그는 작년 10월부터 1월 말까지 PC를 구입하면 기존 OS를 윈도비스타로 공짜 또는 염가에 교체해주는 마케팅이 있었기 때문에 MS가 밝힌 2월 판매량에는 이 같은 숫자도 잡혀 있다며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윈도비스타 2000만개가 그리 큰 의미가 아닐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MS는 업그레이드 수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게다가 소매 전문 조사 업체인 NPD그룹은 오히려 2월 윈도비스타의 미국 내 판매량이 XP의 56% 수준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NPD그룹 크리스 스웬슨 애널리스트는 MS 수입 중 80%가 PC 업체와의 직거래에서 생기지만 “구매량 감소는 소비자들이 윈도비스타를 어떻게 생각하는 지 나타내는 지표”라고 강조했다.
NPD그룹은 비스타가 높은 하드웨어 성능을 요구한다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알려져 있고 애플의 견제 등으로 부정적인 인식이 깔려 있는데 광고 비중을 높여 이를 타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