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업계의 대표경쟁이 치열하다. 1위만 살아남는 치열한 경쟁 속에 글로벌 메이저 SW업체들은 확고한 부동의 1위 자리를 굳히기 위해 영토전쟁을 벌이고, 전문업체들은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독자생존 영역을 확보하느라 분주하다.
국내 SW업계도 선도업체들은 대형화와 토털솔루션화를 통해 대형 외국계업체와 ‘맞짱’을 뜨는 한편 매출 100억원대의 유망중소 SW업체들도 탄탄한 실적을 기반으로 한국 SW의 중간허리를 받치면서 내수 시장을 지키고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글로벌 시장은 3파전=최근 2∼3년간 세계 SW업계는 그야말로 몸집 불리기 경쟁에 몰두해왔다. 메이저업체들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고객기반을 넓혔다.
마이크로소프트·IBM·오라클 등 ‘빅3’가 그 중심에 있다. 세계 최대 기업용 SW업체인 오라클은 핵심사업인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의 안정적인 성장 속에 3년부터 M&A를 통해 확보한 21개 업체의 시스템 및 애플리케이션 SW를 확보, 단숨에 마이크로소프트와 세계 최강을 놓고 겨루는 업체로 성장했다.
효과는 한국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한국오라클은 2006년 회계연도(05.6∼06.5)에 제품 다양화에 힘입어 전년보다 25% 가량 늘어난 2200억원 안팎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통적인 앙숙관계인 SAP코리아의 매출의 2.5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표삼수 한국오라클 사장은 “한국오라클이 활발한 M&A에 힘입어 DBMS에 이어 애플리케이션 분야에서도 1위업체로 올라섰다”고 평가했다.
IBM은 서비스지향아키텍처(SOA)·IT서비스관리(ITSM)·인포메이션온디맨드 등 3대 축으로 2년전부터 17개 업체를 인수해 자사 제품에 통합해 시장에 공급중이다. 특히 컴퓨팅업계의 최대 화두인 SOA 시장에 주력하며 한국IBM의 핵심사업을 하드웨어(HW)에서 서비스를 결합한 SW로 바꿔놓았다. 박정화 한국IBM 전무는 “SW업체 M&A는 IBM의 온디맨드 전략을 지원하고 특히 SOA 분야에서의 IBM의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업체 대형화로 맞서=국내 SW업계도 글로벌 트렌드에 합류했다. 티맥스소프트가 올해 매출 1300억원을 제시하며 국내 SW업체 최초로 매출 1000억원에 도전장을 던졌으며, 안철수연구소와 핸디소프트, 한글과컴퓨터 등 이른바 빅4로 불리는 업체들도 고성장을 위한 전략을 마련했다.
티맥스소프트는 올해 글로벌 경영 원년으로 삼고 해외 시장 개척에 힘쓰는 한편, 안철수연구소는 과감한 M&A와 해외법인 안정화를 통해 글로벌 보안업체로 거듭날 계획이다. 핸디소프트는 흑자전환을 통해 과거의 화려한 영광을 재현하고 한글과컴퓨터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맞대결을 통해 국내 SW업체의 자존심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병국 티맥스소프트 사장은 “미들웨어, X인터넷, 업무프로세관리(BPM) 등 국내 업체들이 시장 1위 자리를 굳건이 지키고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며 “대형 업체들이 앞장서 국내 SW산업을 이끌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영역 개척하라=SW업계의 대형화는 중소 SW업체의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그런 점에서 세일즈포스닷컴은 중소 SW의 생존 방향을 제시했다고 할 수 있다. 세일즈포스닷컴은 SaaS라는 새로운 형태의 SW서비스로 SW업계의 M&A 폭풍을 비켜갔다. 오히려 기존 메이저 SW업체들을 위협하며 또 하나의 SW군을 핵심 세력으로 등장했다.
국내에서도 전문영역 개척으로 메이저SW업체 부럽지 않은 업체들이 얼마든지 있다. X인터넷 시장을 개척하며 세계 시장을 리드하는 투비소프트가 대표적이다. 투비소프트는 전세계에 X인터넷을 공급하며 X인터넷을 한국을 대표하는 SW로 만들어 놨다.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는 일본 전사콘텐트관리(ECM) 시장에서 MS와 IBM 등 세계적인 업체를 밀어내고 2년째 시장점유율 1위를 내달렸다. 올해는 SW의 본토인 미국 시장에 도전한다.
김형곤 투비소프트 사장은 “확고한 전문영역을 가지고 있으면 메이저업체와 경쟁에도 밀리지 않는다”며 “국내 SW업계는 여러가지 여건 상 강소 SW업체가 많이 나와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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